삼성 `이재용 시대` 열린다..경영승계 작업 가속화

"10년후 삼성에 대한 밑그림 작업 개시"
'이재용 체제'와 '젊은 삼성'으로의 변화 위한 조직 개편 불가피할 듯
  • 등록 2010-11-17 오후 3:39:07

    수정 2010-11-17 오후 4:25:16

[이데일리 이승형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이 연말 인사에서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을 승진시키기로 함에 따라 삼성의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울러 '이재용 체제' 구축을 대비한 '젊은 삼성'으로의 조직 개편 작업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처럼 예고된 대대적인 변화가 이 회장이 오랜 고심끝에 내놓은 결과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 "삼성의 미래에 대한 이 회장의 고심이 반영된 것"

▲ 17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오른쪽). 이 회장이 승진결심을 굳혔다고 밝힌 장남 이재용 부사장이 뒤를 따라 입국하고 있다(사진=한대욱기자)
이 회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부사장의 승진을 비롯한 삼성그룹의 인사체제에 대한 구상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최근 작심한 듯 '젊은 조직' '젊은 인재'를 잇따라 강조한 데 이어 "(이번 연말 인사에서) 폭을 되도록 넓게 하고 싶다"고 단언한 바 있다. 또 17일에는 이 부사장의 승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두 차례에 걸쳐 "네"라고 확답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주저없이 인사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미 마음속에 여러가지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한 뒤 "경영 복귀 직후 밝혔듯이 이미 10년 후 삼성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용 체제' 조직 개편...승계 작업 가속화할 듯

이 부사장이 전무에서 승진한지 불과 1년이 지난 시점에 다시 사장으로 승진을 하게됨에 따라 그동안 물밑에서 이뤄져 오던 삼성의 경영 승계 작업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승진도 이미 그룹내 지분에 대한 경영 승계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고, 이 부사장의 경영 수업도 어느 정도 완료됐다는 이 회장의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이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할 경우 삼성의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는 '젊은 리더'로 분류되는 최지성 사장과 이재용 부사장의 쌍두마차 체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재용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40~50대 인물 위주의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회장이 '젊은 삼성'을 강조한만큼 이번 연말 인사에서 60대 이상의 CEO들은 경영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조언자로서의 역할에 머물 가능성도 크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특히 삼성 안팎에서는 후계자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할 조직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젊은 조직으로의 개편과 더불어 컨트롤 타워 조직에 대한 필요성 때문에 이 회장이 폭넓은 인사를 예고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재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번 연말 인사에서 경영승계 작업을 뒷받침할 조직이 만들어지지 않겠냐"며 "과거 '전략기획실'이 이름을 바꿔 이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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