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타산지석"..高대행 테러대응 총력

  • 등록 2004-03-17 오후 3:46:20

    수정 2004-03-17 오후 3:46:20

[edaily 양효석기자] "스페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라".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건 총리가 탄핵정국과 파병, 총선 등을 앞두고 혹시 있을지 모를 테러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폭발 테러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이라크 파병국들에 테러 비상이 걸리면서 파병을 코앞에 두고 있는 우리 정부도 비상령을 내렸다. 고건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7일 총리실 간부들에게 "주요 테러 대상국이 이라크 파병국 및 지원국이므로 우리나라도 강력한 경고 대상국"이라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권한을 행사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스페인 테러사건을 거론해왔던 고 대행은 이날도 스페인 테러사태를 언급하며 "행자부장관은 다음주 예정된 대테러실무위원회를 오늘 오후라도 당장 열어 대테러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13일 미국 국토안보부장관 접견시 대테러 문제에 협력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15일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국민들의 불안이 있는 만큼 우선 대테러 대책 실무회의를 개최해 충분히 의견을 수렴한 뒤 필요하면 직접 회의를 주재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고 대행의 이같은 언급은 탄핵이후 정국혼란에도 불구하고 발빠른 대응으로 경제와 시장이 겨우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칫 테러가 발생할 경우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직무정지상태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현직에 있는 상황에서, 국정을 책임진 권한대행으로서는 이라크 파병에 따른 테러로 정권까지 교체된 스페인 사태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보기는 힘든 형편이다. 우리보다 앞서 이라크 파병을 실시한 스페인은 이번 총선에서 야당인 사회노동당이 집권 국민당을 제치고 제 1당에 올라 8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뤘다. 예상치 못했던 야당의 승리는 총선을 불과 3일 앞두고 터진 폭탄테러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해온 현 정권과 여당에 대한 반감으로 표출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도 4.15총선이 한달앞으로 다가와 있어 테러조짐만으로도 심리적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고, 이 불똥이 총선정국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힘들다. 현 상황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함께 국정운영의 최대 불투명성중의 하나인 셈. 한국이 독자적으로 맡기로 했던 키르쿠크 일부 지역에 미군이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통보해오면서 파병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한국군 자이툰부대는 다음달말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로 파병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폴란드와 호주, 이탈리아 등 이라크 파병국들은 테러가능성에 대비, 이미 비상이 걸린 상태. 이같은 상황인식에 따라 정부는 17일 대테러실무위원회, 18일 대테러대책위원회를 잇따라 소집, 테러대책을 강구하고 파병군의 안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날 대테러실무위에는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국방부, 행자부, 경찰청, 건설교통부 등 19개 관련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테러실무위에서는 이라크 파병부대에 대한 보호 방안을 비롯, 철도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테러 방지에 초점을 맞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스페인 철도테러와 같은 유사사태에 대비, 오는 4월1일 개통하는 고속철도를 포함한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특별한 안전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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