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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구로다 총재는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말했다고 일본 NHK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10%에 달하는 미국과 유럽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본 경제의 회복 속도는 미국보다 느리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이 초저금리를 고수하고 있는데 반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기준금리 차이는 3.3% 넘게 벌어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원회(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미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2%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잘 잡히지 않고 있다는 신호에 더 강력한 긴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13일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32년 만에 최고치인 147엔대로 치솟았다. 엔화 가치가 30여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일본 정부가 엔화가치 방어를 24년 만에 시장개입을 단행했던 지난달 22일 엔·달러 환율(145.90엔) 최고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산자야 판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시장개입이 시장 변동성 축소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였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봤다.
영국 BBC방송도 분석가들은 일본의 금리가 미국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은 거의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