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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신임 사장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파트너들에게 모든 약속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이지만, 2024년 이후엔 ISS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그때쯤이면 러시아는 자체 우주정거장 건설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보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좋다”고 답했다.
ISS 프로젝트는 미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유럽, 일본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협력 개발사업으로, 1998년 출범 이후 탈(脫)냉전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프로젝트 출범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30년까지, 협력 국가들은 2024년까지 정거장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2021년부터 노후화한 장비와 안전위험 증가 등을 이유로 2024년에 ISS에서 탈퇴하고, 2030년까지 자체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보리소프 사장 역시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많은 외국 기술들을 대체해야 한다”며 탈퇴 결정과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나와 동료들의 주요 임무는 무엇보다도 항법, 통신 서비스, 데이터 전송, 기상, 측정 정보 등과 같은 러시아 경제에 필요한 우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사는 러시아로부터 탈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전달받은 것이 없다면서 당혹감을 내비쳤다. 합의안에 따르면 파트너는 언제든 프로젝트에서 철수할 수 있지만 최소 1년 전에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빈 게이튼스 나사 우주정거장 담당 국장은 “러시아와 파트너십이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그들과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나사와 로스코스모스가 운영하는 우주정거장의 두 섹션은 상호 의존적이다. 한 쪽이 프로젝트를 중단해도 ISS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러시아의 탈퇴가 현실화할 경우 물류 및 외교적으로 복잡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는 모든 ISS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명백히 우리는 (협력) 옵션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