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에너지 없이 건물·자동차 냉각..온도 9도 줄였다

화학연 연구팀, 친환경 복사 냉각 소재 개발
건물에 적용해 연간 최대 8.6%의 전력소비 절감 기대
  • 등록 2022-07-14 오후 12:00:00

    수정 2022-07-14 오후 12: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추가 에너지 없이 에어컨처럼 냉각할 수 있는 친환경 제로·에너지 냉각 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를 건물, 자동차 등에 응용해 열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친환경 수동 복사냉각 소재 기술을 개발한 화학연·중앙대 공동 연구팀.(왼쪽부터)유영재 중앙대 교수, 김용석 화학연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장, 박초연 학생연구원, 박찬일 박사.(사진=한국화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은 김용석·박찬일 박사·박초연 학생연구원, 유영재 중앙대 교수, 이재호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 교수 공동 연구팀이 다양한 분야 냉각에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수동 복사냉각 소재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수동 주간 복사냉각은 물체에서 스스로 발생하는 전자기복사를 이용해 열을 방출시키고 태양 빛은 반사해 물체 표면 온도를 낮추는 기술이다. 낮에도 복사냉각을 유지하기 위해 태양 빛을 95% 이상 반사하면서 열방출을 쉽게 하는 기술이 관건이다.

지구 대기를 구성하는 분자들은 적외선 영역 대부분의 열을 흡수하는데 이중에서 대기창 영역의 열은 오히려 투과시킨다. 대기창 영역에서 물질 방사율을 제어하면 열 방출을 극대화해 표면을 시원하게 할 수 있다.

기존 수동 복사냉각 소재는 태양광을 반사하기 위해 알루미늄, 은 기판 위에 열 방출을 위한 구조체들을 썼다. 비싸고 충격에 약하며 공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실제 건물에 쓰지 못했고, 분해나 재활용도 할 수도 없었다.

연구팀은 별도의 반사층 기판 없이 생분해성 고분자인 폴리락타이드(PLA) 속에 열유도 상분리 공정을 통해 계층적 기공 구조를 지니도록 설계했다. 기공 구조를 제어해 PLA 필름의 태양광 반사율 특성을 조절하고, 열복사가 우수해 낮에도 복사냉각 효과가 뛰어난 신소재를 개발했다.

소재를 시험한 결과, 복사냉각용 필름은 여름철 직사광 아래에서 주변 온도 보다 9도 가량 차가워졌다.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도 서울 기준 약 100㎡의 면적을 가진 건물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연간 최대 8.6%의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PLA 필름의 생분해성 평가 결과에서도 소재 특유의 생분해성으로 시료 크기가 점차 줄었고, 12일 차에는 분해됐다.

이미혜 화학연 원장은 “소재·에너지 소자 분야 기업과 협업하면 에너지를 절감하고, 효율적인 열관리를 위한 핵심기술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올해 5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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