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유통회사인 신젠타는 듀폰의 농산물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듀폰은 이와는 별도로 다우케미칼과 종자 및 농약 사업부 M&A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같은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지난 8월 몬산토가 신젠타를 460억달러에 인수하려다 포기한 이후로 M&A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사실 그전까지만 해도 곡물 업계에 큰 움직임은 없었다. 몬산토가 2007년 미국 목화 생산업체인 델타 앤 파인 랜드를 15억달러에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최근 3년 연속 곡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관련 업계도 부진을 겪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미국 농가 수입이 올해 36% 감소해 지난 2006년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엘렌 컬맨 듀폰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떠나면서 지난달 16일부터 직무대행을 맡은 에드워드 브린은 지난주 M&A를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앤드류 리버리스 다우케미칼 CEO 역시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농산물 부문 매각 가능성을 언급하며 “모든 기업이 다른 모든 기업을 상대로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리 젠다슨 컨티넨탈 그레인 선임 부사장은 “업계에서는 합치고 비용을 절감하고 공동 연구개발(R&D)에 나서서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가고 있다”며 “한번 인수합병이 일어나면 줄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익을 높이라는 주주들의 압력도 기업들의 M&A를 유도하는데 한몫 하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써드 포인트가 다우케미칼을 상대로 압력을 넣었고, 트라이언 펀드 매니지먼트는 듀폰에 농산물 사업부를 분사하라고 압박했다. 신젠타 주주들은 지난달 모여 몬산토의 제안을 거절한 것에 항의했다. 신젠타는 채소와 화훼 종자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다른 종자 사업부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만일 신젠타가 듀폰의 농산물 사업부를 인수하면 글로벌 농약시장의 27%를 점유하게 된다. 듀폰과 다우의 농산물 사업부를 합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17%의 점유율을 기록해 신젠타, 베이어에 이어 3위로 올라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