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국가안보 핑계냐” 틱톡 금지법 통과에 中 반발

美 하원 틱톡 금지법 통과, 상원도 거치면 매각해야
中 외교부 “공정하지 않은 괴롭힘, 역효과 낳을 것”
법 시행 어렵다는 관측, 온라인선 “애플도 금지해라”
  • 등록 2024-03-14 오후 12:46:14

    수정 2024-03-14 오후 2:10:13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미국 하원이 일명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키자 중국 기업인 틱톡은 물론 중국 내부에서도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며 비판하는 상황이다. 틱톡 금지법이 결국 미 상원을 최종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틱톡(중국명 도우인)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본사에 로고가 켜져 있다. (사진=AFP)
미 하원은 13일(현지시간) ‘외국의 적이 통제하는 앱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법안’(틱톡 금지법)을 가결했다. 미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인데 찬성 352표, 반대 65표의 큰 차이로 통과됐다.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하려는 이유는 바이트댄스가 틱톡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를 중국에 넘길 수 있다는 국가안보 위험 때문이다.

틱톡 금지법에 따르면 틱톡 모기업인 중국의 바이트댄스는 165일 내 틱톡 지분을 매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 앱스토어 등록이 막힌다. 다만 상원에서 최종 통과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해당 법안이 지난 5일 발의된 후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GT)는 사설을 통해 “미국은 아무런 증거와 근거도 없는 ‘유죄 추정 원칙’을 통해 시장 경제와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미국 정치권은 공개적으로 틱톡 ‘강탈’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 하원이 틱톡 금지법 표결을 앞둔 전날 기자회견에서 “공정한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이런 식의 괴롭힘 행위는 결국 미국 자체에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미국에서 틱톡 금지법이 하원을 통과했다는 소식에 중국 현지 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미국을 성토하는 분위기다.

중국 현지 매체 중공망은 “미국이 틱톡을 사냥하고 억압하는 이유는 만병통치약인 ‘국가안보 위협’ 때문”이라며 “틱톡은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과 공유하지 않고 국가안보 요구 사항을 전혀 건드리지 않으며 국제법이나 미국 국내법을 위반하지 않는 엔터테인먼트·소셜네트워킹 앱”이라고 강조했다.

중국판 X인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공정하게 애플도 중국 내 모든 전자제품에 대한 통제권을 박탈해 중국인들이 경쟁 업체로부터 보호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정말 민주적으로 모든 것을 강탈하고 있다”며 비꼬는 의견도 보였다.

미국 하원 중국특위의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오른쪽)과 민주당 간사인 라지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틱톡 금지법 통과 후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AFP)


결과적으로는 미국 내 틱톡 금지법 시행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우선 틱톡은 미국 현지 이용자가 1억7000만명으로 추산되는 대중적인 앱이다. 여기엔 많은 인플루언서(크리에이터), 중소기업, 아티스트들이 연관돼 틱톡이 금지될 경우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에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란 예상이다.

틱톡의 알고리즘은 중국 법률에 의해 보호되기 때문에 지분 매각을 동의하지 않을 수 있고, 핵심 지적 재산권을 미국 기업에게 팔기도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틱톡이 금지 명령에 대응해 미국 헌법인 표현의 자유를 위반한 조치라며 법원에 항소할 수도 있다.

틱톡과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의 대응 조치도 계속될 전망이다.

틱톡은 틱톡 금지법이 통과된 직후 X(엑스·옛 트위터)에 대변인 성명을 내고 “우리는 상원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1억7000만명의 미국인과 700만명의 중소기업, 그리고 경제에 미칠 영향을 깨닫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북경상보(베이징 비즈니스 투데이)는 틱톡이 내부 메모를 통해 “우리 전략은 그대로 유지되고, 미국 상원이 이 안건을 통과시키지 않도록 로비를 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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