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는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다빈도 질병 중 입원까지 하게 되는 10번째로 흔한 부위다. 어깨병변 중 팔을 들고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4개의 근육인 회전근개는 나이가 들거나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경우 쉽게 파열될 수 있다. 특히 파열된 회전근개를 방치하다가 어깨 관절염까지 생기는 ‘회전근개 관절병증’은 치료가 쉽지 않다. 치료시기가 늦어진 회전근개는 힘줄과 근육이 이미 지방으로 변성되고 퇴화해 봉합을 하더라도 재파열 위험이 높아진다.
이러한 회전근개 관절병증의 치료법으로 컴퓨터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역행성 인공관절치환술이 주목받고 있다. 역행성 인공관절치환술은 어깨관절을 해부학적 구조와 반대로 인공관절로 대체하여 회전근개를 봉합하지 않고도 팔의 기능을 복원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서 어깨와 팔의 연결부위는 팔쪽에는 볼록하게 나온 상완골두와 몸쪽에 움푹 들어간 관절와가 연결돼 있으며 어깨를 감싸고 있는 근육인 회전근개의 힘으로 팔을 들어올리게 된다. 역행성 인공관절치환술은 이러한 해부학적 구조와 반대로 몸쪽에 상완골두, 팔쪽에 관절와 모양의 인공관절을 만들어 팔을 연결시킨다. 어깨관절의 회전 중심을 바깥쪽과 하방으로 옮기기 때문에 찢어진 회전근개를 복원하지 않더라도 삼각근의 힘으로 팔을 들어올릴 수 있게 된다.
다만 두 개의 어깨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고난도 수술인만큼 수술법이 복잡하고 미세한 오차에 의해서도 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어깨관절은 해부학적으로 협소한 부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집도의가 시야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이에 정밀한 역행성 인공관절치환술을 시행하기 위해서 최근에는 어깨 전용 컴퓨터 내비게이션이 활용되고 있다. 어깨 전용 컴퓨터 내비게이션은 적외선 카메라가 수술부위 위치를 추적하면서 인공관절이 삽입될 각도와 위치를 정확하게 짚어준다. 2도 이하의 오차범위 안에서 인공관절을 정확하게 삽입할 수 있기 때문에 나사의 불필요한 돌출이나 과다한 골 제거 등의 문제점을 예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환자의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수술시간이 단축돼 회복시간이 줄며, 무엇보다 평균 15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인공관절을 수명 단축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노 병원장은 현재까지 100례에 가까운 어깨 역행성 인공관절치환술에 성공했으며, 이 중 40례 이상을 컴퓨터 내비게이션 인공관절치환술로 시행했다. 이는 2019년 어깨 컴퓨터 내비게이션 기기가 국내에 도입된 후 단일 의사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어깨 내비게이션 인공관절치환술 건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