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에스터 섬유만 골라낸다..합성섬유 폐기물 재활용 기술 개발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팀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인 폐합성섬유를 화학적으로 골라내 플라스틱 제조 원료인 단량체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조정모 박사 연구팀이 폐의류 속 염료의 화학적 성질을 이용해 재활용 원료를 분리할 수 있는 선별 기술을 개발하고, 골라낸 폐합성섬유를 합성 이전의 단량체 원료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섬유 폐기물은 별도 수거 방법 없이 여러 재질이 혼합 폐기되고 있다. 재활용을 하려면 이를 재질별로 분류해야 한다. 수작업으로 하거나 원료 비중에 따라 물에 뜨고 가라앉는 것으로 구분한다. 분류 후에도 각종 이물질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물리적, 화학적 재활용이 어려웠다.

조정모 한국화학연구원 박사.(사진=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은 특정 소재만 선택해 작용하는 값싼 화합물을 활용해 혼합 폐섬유로부터 ‘폴리에스터(PET)’ 소재만을 골라내는 화학적 선별 기술과 분류된 폴리에스터 섬유를 낮은 온도에서 분해해 합성 이전의 단량체 원료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단순한 화학적 원리를 이용해 섬유 재질을 쉽고 정확하게 구분하도록해 경제적 선별이 가능한 기술이다. 오직 폴리에스터에만 작용하는 ‘추출제’를 혼합 폐섬유에 접촉해 색 변화가 일어나는 폴리에스터 섬유을 골라냈다.

이 방식은 오차율이 낮고, 기존에 분리하기 어려웠던 염료까지 제거해 고품질 폴리에스터 소재만을 선별할 수 있다. 폐섬유 선별이나 탈염료화 과정에 생분해성 화합물을 쓰고, 사용 후 염료가 포함된 추출제도 회수 후 재사용할 수 있다.

특히 유색 폐PET나 폐폴리에스터 섬유를 빠르게 분해해 고부가 단량체를 제조할 수 있는 저온 글라이콜리시스 반응 기술도 개발해 적용했다. 이 기술은 200도 이상 고온에서 폐PET 분해공정과 달리 150도 저온 반응에서도 원료 구조나 형태에 상관없이 2시간 내에 완전히 분해할 수 있다.

앞으로 반응, 정제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사용량도 낮춰 기술 상용화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혜 원장은 “그동안 재활용이 어려웠던 저급 유색 폐섬유까지 고품질 단량체 제조를 위한 원료로 적용할 수 있다”며 “의류 폐기물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자원 순환형 재활용 기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폐PET 저온 해중합 기술 모식도.(자료=한국화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