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버스정류장은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구간 중 하나이다. 싱가포르 연구진이 버스정류장과 같이 대중교통이 정체되는 구간에서 발생하는 공기오염이 일반 도시공기보다 약 3.5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냈을 만큼 미세먼지나 대기오염이 심각한 장소다. 하지만, 시민들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정지하거나 이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연을 바로 흡입해야 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문수영 박사팀은 ‘식물을 활용한 미세먼지 제로 버스정류장’을 개발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연구팀은 식물과 공기정화 장치에 건설기술을 합쳐 정류장을 만들고 서울과 부산에서 실증하고 있다.
‘미세먼지 제로 버스정류장’은 2018년에 한양대역 앞 버스정류장에 처음 설치되었고, 지난해 12월 DDP 앞 시티투어 버스정류장에 설치해 주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연구팀이 지난 달 모니터링한 결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각각 평균 43%, 4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수영 박사는 “로즈마리, 아몬드페페, 콩고 식물을 심었고, 겨울에는 추위를 잘 견딜 수종으로 바꿔주며 관리하면 미세먼지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쾌적한 공기와 열섬저감 효과가 있고, 식물을 통해 도시경관도 좋게 가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올해부터 부산지역에 공급하는 ‘베리어프리 스마트 승차대’ 구축에 일부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설치비용은 수천만원대이지만 연구진은 부품화를 통해 기존 정류장의 두 배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상용화할 계획이다. 새로운 버스정류장이 전국에 설치될 수 있도록 비용을 줄이는 작업도 하고 있다.
문 박사는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경제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가격을 낮춰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새로운 정류장을 활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DDP 앞 미세먼지 제로 버스정류장.(사진=한국건설기술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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