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골신경통(坐骨神經痛)은 흔히 요통(腰痛)과 혼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통은 허리에 국한되는 데 반해 좌골신경통은 통증이 허리나 엉덩이에서 시작해 다리로 뻗치듯이 퍼지는 방사통을 보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좌골(궁둥뼈, 坐骨)은 양쪽 엉덩이 아랫부분에 위치한다. 의자나 바닥에 앉았을 때 바닥에 닿는 부위라고 생각하면 쉽다. 양손을 허리 양측에 대고 폼 잡을 때 만져지는 뼈가 장골(엉덩뼈, 腸骨), 사타구니를 구성하는 치골(두덩뼈, 恥骨)과 함께 골반을 구성한다. 흔히 ‘섹시한 치골 라인’이라고 오용하는 데 이는 치골이 아니라 장골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좌골을 통과하는 좌골신경은 인체에서 가장 굵고 긴 신경으로 허리 아래쪽과 천장관절(천골과 장골의 연접 부위, 선장관절, 천골과 선골은 같은 말) 위쪽에서 시작돼 골반 속을 통과한 뒤 엉덩이 밑을 지나 무릎뼈 뒤쪽의 오금 윗부분에서 경골신경과 비골신경으로 갈라진다. 전자는 발바닥, 후자는 발등으로 내려간다.
좌골신경통은 좌골신경을 따라 통증이 뻗쳐나간다. 허리·골반·엉덩이에서 통증이 시작돼 시간이 지날수록 허벅지 안쪽 및 바깥쪽, 종아리 바깥쪽과 뒤쪽 등 다리 아래까지 아파온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좌골신경통을 요통인 줄 알고 병원 방문을 미루거나, 병원에서도 원인을 찾지 못해 방치하다보면 다리감각 소실, 다리근력 약화, 다리근육 위축 등이 나타나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CT나 MRI로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경험 많은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좌골신경통이 일시적으로 나타난 경우 통상 10일 이내 통증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3분의 1에서는 통증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수술보다는 주사제와 재활치료 등 보존적 치료가 시행된다. 염증을 가라앉혀주는 스테로이드 주사제가 주로 사용되며, 염증을 촉진해 자가치유 능력으로 손상된 조직의 부활을 꾀하는 프롤로 주사치료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프롤로 치료는 아직까지 명확한 기전이나 안전성이 정립되지 않았으며 치료반응 자체가 부작용이 될 가능성을 안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스테로이드도 장기적으로 투약하면 관절·연골 손상, 세균성 관절염, 골다공증, 비만, 혈당 상승, 피부변색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전기자극치료인 호아타요법은 물리치료실에서 사용되는 경피적전기신경자극기(TENS)보다 고전압을 사용, 미세전류를 피부 깊숙이 흘려보낸다. 전류가 병변에 직접 작용해 효과가 빠르다. 미세전류가 세포와 신경사이에 고인 림프슬러지(림프액찌꺼기)를 녹여 배출하고 세포 재생을 촉진해 재발을 억제한다.
호아타 요법은 CT나 MRI가 찾아내지 못하는 병변을 확인하는 진단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심 원장은 “통증이 심한 부위에 전기자극을 가하면 ‘찌릿’한 통전통이 느껴지는 전인현상(electrotraction)이 나타나는데 이를 활용하면 CT 또는 MRI 등으로 진단이 어려운 미세통증의 원인 부위를 파악할 수 있다”며 “전기자극치료는 짧게는 2일, 길게는 1주일 간격으로 반복치료를 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