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힘’ 삼성전자 이어 SK하이닉스도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종합)

2분기 매출 8조6065억·영업익 1조9467억..전년比 영업익 205%↑
모바일 수요 부진에도 서버 D램 수요 늘고 가격 뛰면서 실적 개선
코로나19 장기화·글로벌 무역분쟁으로 하반기 불확실성은 높아져
  • 등록 2020-07-23 오전 11:10:48

    수정 2020-07-23 오후 9:27:22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SK하이닉스(000660)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 영향으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서버 메모리 수요 강세에 힘입어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실적 전망이 안갯속에 빠졌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8조6065억원, 영업이익 1조9467억원, 순이익 1조264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4%, 205.3%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23%다.

애초 증권 업계가 예상한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매출 8조2579억원, 영업이익 1조7398억원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도 서버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와 주력 제품의 수율 향상 등 원가 절감이 동반되면서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D램의 경우 모바일 고객의 수요 부진이 지속됐으나 상대적으로 수요와 가격이 견조했던 서버와 그래픽 제품의 판매를 늘리면서 이익이 개선됐다. 지난 분기 대비 출하량은 2%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15% 상승했다. 낸드의 경우 우호적인 가격 흐름이 이어진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낸드 사업 중 SSD 비중이 처음으로 50%에 육박했다. 지난 분기와 비교할 때 출하량은 5%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8% 상승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와 코로나19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도 내부적으로 큰 문제 없이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며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고객사 D램 재고 확보가 이어지면서 재고 수준이 다소 높은 편이었지만 연말을 지나면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SK하이닉스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등 변수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D램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다만 주요 국가들의 부분적인 경제 활동 재개와 함께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수요 확대, 게임 콘솔 신제품 출시 효과 등에 따른 수요 개선도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품질 경쟁력에 바탕을 두고 수익성 중심으로 제품을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의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하고 채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LPDDR5 제품도 적기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64GB 이상 고용량 서버향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10나노급 3세대(1Z) 제품의 양산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낸드의 경우 모바일과 게임 콘솔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고객 다변화를 통해 서버향사업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128단 제품의 고객 인증을 확대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설 투자와 생산능력 운영은 기존 계획대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하반기 제품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과거 가격 조정과는 달리 짧은 조정 기간을 거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반기에도 대외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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