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시위, 이제 친중 방송사 광고 보이콧으로

포카리스웨트, 親中 방송사 TVB서 광고 중단
홍콩 시민들 응원…SNS 구매 인증 열풍
中 "보도 탄압 안돼…폭력 시위 굴복" 반대 목소리
  • 등록 2019-07-11 오전 11:01:05

    수정 2019-07-11 오전 11:01:05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방송가로도 번졌다. 분노한 홍콩 시민들이 친중국 성향의 방송사 TVB를 겨냥하며 이 방송사들의 광고주에 압박을 넣자 포카리스웨트 등 일부 스폰서들은 광고를 철회하기 시작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밍바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오츠카 제약 홍콩 현지 법인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포카리스웨트의 TVB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TVB는 지상파 채널 5개, 유료채널 10개를 운영하는 홍콩 최대 방송사 중 하나다. 홍콩 시민들은 TNB를 가리켜 친중 성향이 짙어 중국 국영방송국인 중앙(CC)TV과 다를 바가 없다며 ‘CCTVB’라는 이름으로 비꼬기도 한다. 특히 이번 시위를 둘러싸고 TVB에 대한 불만이 고조됐고 결국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게 됐다.

포카리스웨트는 공식적으로는 “영업 정책 결정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광고 중단을 선언하자 홍콩 시민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냈고 현재 홍콩 온라인쇼핑몰에서 포카리스웨트는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SNS에서는 홍콩 시민의 포카리스웨트 구매 인증 게시물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포카리스웨트의 광고중단은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피자헛과 원더라이프가 광고 중단을 선언했으며 문구 회사 시그노, 여성 위생제품 브랜드 템포, 호텔예약사이트 트립닷컴 등도 TVB과의 계약을 재검토하고 있다.

TVB은 포카리스웨트 사태가 더 번지지 않도록 진화작업에 나섰다. 이 방송사는 즉시 성명을 내놓고 “우리는 항상 중립성과 전문성, 객관성이라는 원칙에 따라 보도를 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중국 매체들도 이번 광고 중단사태에 대해 유감을 전하며 어떤 방송사도 보도에 탄압을 받아선 안되며, 방송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토대 위에서 보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 포카리스웨트가 폭력 시위대에 굴복했다며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중국 본토의 인기그룹인 GNZ48은 포카리스웨트와의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범죄인 인도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홍콩시민들은 지난달부터 법안을 완전 철회하고 책임자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람 장관은 9일 “송환법은 죽었다”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지만 완전 철회를 선언한 것은 아닌만큼 홍콩 시위대는 계속해서 시위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홍콩 시민들이 1일 홍콩 반환 22주년을 맞아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와 캐리람 행정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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