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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한 때 기업 구세주로 불렸던 한 최고경영자(CEO)가 공항에서 체포됐다”며 “그런 후 기소도 없이 구금됐고, 변호사 출석도 없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관련 불법행위로 유죄라는 주장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가운데 그는 바로 해임됐다”며 “이곳이 공산국인 중국인가? 아니다. 자본주의 일본이며, 곤 전 회장은 이곳에서 기괴한 ‘종교재판’을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재판은 중세 시대 로마 가톨릭 교회가 이단자를 탄압하기 위해 제도화한 비인도적이고 혹심한 재판을 말한다.
또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혐의들에 대해 닛산이 그 오랜 시간 동안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곤 회장은 지난 5년간 자신의 보수를 실제보다 약 50억엔(약 500억원) 가량 줄여 보고한 혐의(금융상품거래법 위반)로 체포됐다. 곤 회장의 보수는 공시 사항인데도 닛산이 이를 몰랐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내부, 외부 감사와 재무최고책임자(CFO)는 어디에 있었냐고 반문하며 내부 감사에 더 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해외에 자회사를 설립해 그 자금을 이용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고급맨션과 레바논 베이루트의 고급 주택을 연이어 사들였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닛산은 이것이 회사 사택인지 개인 주거용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곤 전 회장의 가족들은 곤 전 회장이 그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WSJ은 “일본의 기업 문화는 항상 배타적이었으며, 곤은 이러한 ‘죽의 장막’을 깬 외국인 CEO였다”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기업지배구조 개혁을 추진해왔지만, 오히려 일본의 국수주의(편협하고 극단적인 민족주의)는 더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사를 투명하게 진행하지 않으면, 이번 사건은 일본 산업계의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