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심장병의 주된 증상인 가슴통증(흉통) 환자 1000명의 심장 CT 진단 결과 고작 2%만이 `진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심장병 의심 환자들이 당연히 거쳐야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심장 CT 진단의 무용론과 함께 과잉 진료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대병원 심장내과 김용진 교수는 18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소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흉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000명의 심장 CT를 분석한 결과 고작 52명에서 관상동맥협착이 의심됐다"며 "이 가운데서도 20명만이 치료가 필요한 관상동맥협착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관상동맥협착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등 이유로 동맥 경화가 일어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증상이다. 좁아진 관상동맥이 관찰되면 `스텐트`(금속그물망)를 넣어 협착 부위를 넓혀주는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치료가 필요한 관상동맥협착이 관찰된 환자 20명 중에서도 15명만이 관상동맥 확장 등의 치료를 받았다. 심장 CT를 한 1000명중 검사 결과를 치료에 활용한 비율이 2%도 안되는 셈이다.
김 교수는 "심장 CT 진단에서 일정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된다"며 "소량의 방사선 노출에도 암 유발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상황에서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촬영을 해야하는지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최근 심장질환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심장 CT의 사용 빈도도 해마다 두 배 이상씩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심장 CT는 불필요한 비용 부담뿐만 아니라 환자의 건강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심장 CT의 정확도나 유용성에 제대로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장 CT는 컴퓨터단층 촬영을 통해 움직이는 심장의 혈관을 영상화하는 검사법이다. 고가의 검사 비용과 방사선 노출 위험에도 불구하고 흉통으로 발현되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에서 관상동맥 이상의 유무 및 정도를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데 필수적인 검사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