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vs. SKT, 끝없는 주파수 경쟁..과다 출혈 '우려'[TV]

  • 등록 2011-08-22 오후 8:27:02

    수정 2011-08-22 오후 8:27:02

[이데일리 이주영 기자] 1.8기가 헤르츠 대역을 두고 처음 시행된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과 KT의 접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낙찰가가 최대 1조원까지 나올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나흘째 진행된 SK텔레콤과 KT의 주파수 경매가 과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시작된 이번 경매는 사흘간 31차례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경매가격이 6005억 원까지 뛰었습니다.

최초 경매가격보다 1500억 원이 뛴 것이며 지난해 KT가 확보한 1.8GHz 할당가격 4166억 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입니다.

이번 경매는 '동시 오름 입찰‘로 더 이상 높은 가격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경매가격을 높여가는 방식입니다.

이로 인해 최종 경매가격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경매에는 총 3개 주파수 대역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그 가운데 지난 17일 방송통신위원회가 2.1GHz 대역의 경매에 KT와 SK텔레콤의 참여를 제한하며 LG유플러스에 해당 주파수가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남은 두 주파수 대역 가운데 4세대 이동통신 LTE 서비스를 위해서는 1.8GHz를 두 통신사는 확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대부분 통신업체들이 1.8GHz를 LTE용으로 사용하고 있어 자동 로밍 등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주파수 경쟁은 해외사례에서도 치열했습니다.

지난 2000년 독일에서는 경매 최저가가 7000억원이던 주파수가 이보다 84배 높은가격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이로인해 경매 방법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함께 향후 낙찰가격 부담분이 통신가격으로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결과는 오후 6시에 발표될 예정이나 최종낙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이주영입니다.

[Q&A]

앵커 : 주파수 경매. 국내에서 처음 실시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진행되나?

기자 : 경매횟수나 상한선은 제시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입찰 결과 낮은 가격을 써낸 참여자에게 높은 가격을 써낸 상대의 입찰가를 알려준 뒤 이보다 높은 가격으로 다시 입찰할지 여부를 묻는 방식입니다. 입찰 의사가 있으면 직전 최고 입찰가에서 1~3%를 올려서 재입찰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분당 정보통신기술협회에서 진행이 되는데요. 두 회사에서 임원급 입찰 대리인 1명과 실무자 2명만 입장합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허가한 휴대폰으로 라운드별 제한시간 30분 안에 본사 최고경영자와 논의해 입찰가를 적어냅니다. 화장실도 회사별로 따로 쓰는 등 보안, 신경전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앵커 : 이같은 치열한 경쟁과 비용부담에도 해당 주파수를 가져오려는 이유는?

기자 : 이미 서비스가 시작됐죠? LTE롱텀 에볼루션 서비스가 내년 여름부터 본격화됩니다. LTE는 스마트폰 시장에 가장 적합한 통신서비스여서 스마트폰 시장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는 셈인데요. 대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LTE는 주파수가 높을수록 적합해 800메가 헤르츠보단 1.8기가 헤르츠에 더 적합한 상황입니다. 결국 이번 경매에서 탈락한 기업은 상대적으로 LTE에 불편한 주파수를 갖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입니다.

앵커 : KT는 이미 2세대 이동통신용으로 사용하는 1.8기가 헤르츠가 있다. 이것을 LTE로 전환하면 되지 않나?

기자: 네 그렇지만 만약 그렇게 하려면 약 34만명의 현재 2세대 가입자를 전부 3세대 이동통신을 사용하도록 전환해야 하는데, 강제로 KT가 가입자들을 이동시킬 방법은 없습니다. SK텔레콤도 간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1.8기가 헤르츠 자체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SK텔레콤이 사용중인 2.1기가 헤르츠에서 LTE도 동시에 서비스 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으나 이 역시 기술적으로 1,2년 후에나 가능하다고 합니다.

앵커 : 그런데 800메가 헤르츠 대역에는 왜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건지

기자 : 시대 흐름 때문입니다. 2세대 이동전화 시절만해도 800메가 헤르츠 대역은 황금주파수란 별명이 붙을 정도였습니다. 주파수 파장이 길어서 전파 신호를 멀리까지 보낼 수 있었고 장애물을 돌아가는 성향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지국도 많이 세울 필요 없어 투자비도 아끼고 도심이나 지하에서도 전화가 잘돼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가 주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는 2.1기가 헤르츠 대역입니다. 결국 현 시대의 황금주파수는 2.1기가 헤르츠. 이대역이 LG유플러스에 넘어가면서 차세대 즉 4세대 이동통신구간에서 황금대역대가 될 1.8기가헤르츠 구간에 남은 두 이동통신사가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 경매 과열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두 기업에 부담 어느정도인지?

기자 : 시장에서는 이번 주파수 낙찰가가 최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지난 한해 SK텔레콤과 KT의 영업이익이 2조원 수준인 걸 감안하면 한해 영업이익의 절반을 이번에 쓰게 되는 셈입니다. 결국 주파수 낙찰가 상승분이 통신가격에 영향을 주고 그 부담은 다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 두 종목 주가에 미칠 부담도 상당할 것 같은데

기자 : 이미 지난주 금요일 기록한 최고가 6005억원은 3G 할당가격의 1.4배에 달하는 등 역사적으로 가장 비싼 수준입니다. 과열 경쟁으로 주파수 비용이 증가할 경우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사 연구원들은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주파수 비용이 1천억 원 늘어날 때마다 두 업체의 주당 순이익이 SK텔레콤은 0.6%, KT는 0.8%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증권사에서 나왔습니다.

앵커 : 결국 현재까지는 가장 큰 수혜가 LG유플러스에 돌아간 셈 아닌가

기자 : 지금까지 LG유플러스의 최대 약점이 바로 이 주파수 부족이었습니다. 단말기에서도 삼성전자나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사 위주로만 단말기를 공급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 주파수 낙찰로 아이폰과 블랙베리폰 등을 들여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2.1기가 헤르츠 대역 주파수를 10년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파수 할당 대가는 이미 10%를 보증금으로 지급했고, 나머지 금액은 향후 10년간 분할 납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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