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국내 타이어 업계가 올해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3분기 들어서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을 통한 비용 절감과 성능 개선 등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또는 전분기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의 3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전망 평균치)는 2조396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4%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지만, 영업이익은 4101억원으로 같은 기간 2.4% 감소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의 경우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각각 1조932억원, 1268억원으로 2분기보다 3.4%, 16.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넥센타이어는 3분기 매출액은 7557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1%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678억원으로 같은 기간 2.7%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타이어 업계는 지난해부터 호실적을 기록하며 올해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1분기에는 100%를 넘겼으며 2분기에도 두 자릿수가 넘었다. 그러나 3분기에는 이보다 수익성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넥센타이어 공장에 적용된 AI 제품 검사 자동화 플랫폼. (사진=넥센타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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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치솟는 원자재 가격이 변수로 떠오른다. 타이어 무게의 20~4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인 천연고무 수급 차질이 이어지면서 천연고무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한국수입협회 국제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천연고무 가격은 1톤(t)당 2483.7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58.19달러)보다 62.8% 뛰었다.
물류비 부담도 여전하다. 해상 운송 항로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1일 기준 2062.57로, 지난 7월 3700선까지 올라갔다가 감소하고 있지만 지난해 10월 1000선을 밑돌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다만 고수익 제품인 전기차(EV)용 타이어 교체주기가 도래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 타이어 대비 가격이 15~20% 높은 EV 교체용(RE) 타이어 물량 증대와 믹스 개선은 실적 기대 요소”라고 말했다.
| 금호타이어 디지털 트윈 시스템 이미지.(사진=금호타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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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업계는 수익성 방어를 위한 비용 절감 방안으로 AI 활용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AI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마키나락스와 손잡고 신형 타이어 개발에 AI를 활용하기로 했다. AI가 타이어 패턴 디자인을 학습해 생성하도록 해 타이어 패턴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을 50%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도 최근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구축해 제품 성능을 향상하고 개발 비용을 절감한다고 밝혔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8일부터 AI를 사용한 제품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해 생산 현장에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수익성에 반영될 수 있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AI 기술 도입으로 타이어 생산 과정에서 비용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