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라틴계 파워 더 세졌다…이민자에서 경제 원동력으로

라틴계, 美 GDP 기여 10년새 97% 증가
2021년 1730조원…플로리다 경제 규모
경제·노동력 향상 非라틴계보다 9배 빨라
이민자 세대교체·교육수준↑·이중언어 강점
  • 등록 2024-08-27 오후 12:14:24

    수정 2024-08-27 오후 12:14:24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라틴계가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가 후원하고 캘리포니아 루터대학교와 UCLA의 교수들이 수행한 연구에서 미 라틴계가 미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한 규모는 2010년 6610억 달러(약 880조원) 수준에서 2021년 1조3000억 달러(약 1730조)로 97%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같은 기간 비(非)라틴계와 비교해 거의 3배에 달하는 성장률이다.

미 경제분석국 자료에 따르면 라틴계가 미 경제 기여분은 플로리다주 경제와 맞먹는 규모이며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연구자 중 한명인 매튜 파인업 캘리포니아 루터대학교 경제연구 및 예측센터 전무이사는 “라틴계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노동력 참여, 교육 성취도, 소득 증가 등 주요 경제 지표에서 다른 인종을 앞지르고 있다”며 “라틴계가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또 라틴계의 경제 생산량과 노동력 향상 속도는 비라틴계보다 9배나 빠르며, 이는 라틴계의 소득과 경제적 이동성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 접근성이 낮음에도 창업과 주택 소유에 대한 투자 부문에서 다른 그룹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학자인 파인업 전무이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라틴계가 미국에서 비라틴계에 비해 특정 불이익을 받고 있음에도 임금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틴계의 임금 격차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라틴계와 흑인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다른 인종과 비교해 큰 편이라고 AP는 전했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는 오프라 윈프리가 최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에서 고(故) 존 루이스 하원의원의 말을 인용해 “우리 조상이 어떤 배를 타고 왔든 지금 우리는 모두 같은 배를 타고 있다”고 강조한 것처럼 라틴계는 이민자로 미국 땅을 밟았지만, 세대를 거듭하며 미국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사회에서 라틴계가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룬 배경으로는 세대교체, 높아진 교육 수준, 이중 언어 능력 등이 꼽힌다.

공동 저자인 헤이스-바우티스타 UCLA 의과대학 라틴계 건강·문화 연구센터 소장은 “나이가 많은 라틴계 이민자들은 노동력에서 은퇴하기 시작했고, 미국에서 태어난 딸과 손녀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며 “라틴계 근로자들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높은 교육 수준을 갖춘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전문가로서 직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이는 ‘새총 효과’를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총 효과는 새총이 끌어당겼다가 빠르게 발사되는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느리거나 뒤처진 상태에 있던 대상이 특정한 요인들로 인해 급격히 발전하거나 성장하게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민자의 딸과 손녀들이 그들의 선배들로부터 물려받은 뛰어난 직업윤리와 헌신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교육, 기술, 경험 등 인적 자본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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