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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이건 일종의 테슬라 현상이다.”
골드만삭스 펀드매니저 출신의 주식 평론가 짐 크레이머는 11월 뉴욕 증시 첫 거래일인 1일(현지시간) 장중 테슬라 주가가 계속 치솟자 “놀랍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크레이머는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주식이 별다른 이유 없이 계속 상승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테슬라는 우리가 논의해 봐야 할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크레이머는 2년 전부터 테슬라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았고, 그런 의견을 대체로 유지했다. 전기차 업계 전반에 대한 그의 시각 역시 비슷하다. 그런 크레이머의 눈에도 최근 테슬라 주가 폭등은 미스터리했던 것이다.
증시 전반 랠리 이끄는 테슬라
크레이머의 언급이 무색할 정도로 테슬라 주가는 이날 장중 내내 상승하며 신고점을 또 갈아치웠다. 사상 처음 주당 1200달러를 돌파했다. 시가총액 역시 빅테크의 아성을 넘볼 정도가 됐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나스닥에 상장된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8.49% 상승한 주당 1208.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209.75달러까지 치솟았다. 장중과 종가 기준 모두 역대 최고치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빅테크를 위협할 정도로 불어났다. 시총 분석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의 시총 규모는 1조2140억달러로 전 세계 6위다. 7위인 메타(옛 페이스북·9179억달러)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사우디 아람코,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이 견고하게 구축한 ‘빅5’까지 넘보고 있다.
월가 주요 기관들은 일제히 테슬라 목표 주가를 높여잡고 있다. 이를테면 최근 파이퍼샌들러는 기존 1200달러에서 13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렇다면 테슬라 주가는 왜 이렇게 급등할까. 몇 가지 꼽히는 이유가 있다.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외주를 줄 때 생산업체와 직거래하는 단순한 공급망의 힘이 최근 반도체 대란 때 힘을 발휘한 덕이다. 올해 3분기 자동차업계에서 테슬라만 역대급 실적을 거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연장선 상에서 전기차의 독보적인 선두주자로서 자리매김했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파이퍼샌들러의 알렉산더 포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잠재적인 경쟁자들이 테슬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전기차는 휘발유 차량보다 운영 비용이 저렴하다”며 “전기차 수요는 매우 강하다”고 주장했다. 렌터카업체 허츠가 테슬라와 전기차 10만대 인도 계약 체결한 건 이와 무관하지 않다.
머스크 재산, 버핏 3배 늘었다
이에 테슬라를 설립한 머스크의 재산은 급증하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를 보면 머스크의 재산은 3351억달러(약 395조원)로 전 세계 1위다. 2위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1930억달러)와 격차가 두 배에 가까울 정도로 벌어졌다.
블룸버그는 “머스크의 재산이 저명한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의장의 세 배를 넘겼다”며 “새로운 이정표”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단기간 너무 빠르게 오른다는 점에서 우려 역시 나온다. 실적 규모 같은 객관적인 지표에 비해 지나치게 과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 강세론자인 크레이머가 ‘테슬라 현상’을 거론하며 놀라워 한 건 일부 우려의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읽힌다. CNBC는 “테슬라 회의론자들은 주가가 펀더멘털과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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