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글로벌 경제패권 전략은?…'5중전회’ 관전포인트 셋

미중 신냉전 시대 '기술 자립' 강조할듯
내수 중심 '쌍순환' 핵심…성장 목표 논의
고위급 인사·시진핑 집권 체제 강화
  • 등록 2020-10-26 오전 11:40:17

    수정 2020-10-26 오전 11:40:17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월 베이징에서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좌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의 향후 5년간(2021~2025년) 경제 계획을 논의하는 제 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9기5중전회)가 26일 막을 올렸다. 글로벌 경제패권을 둘러싼 미중 신냉전 시대에 중국이 경제 발전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쌍순환 발전 전략 구체화…내수 경제 살리고 기술 자립

중국 공산당 최고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는 이날 베이징에서 19기 5중전회를 비공개로 개막했다. 회의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도 지도부를 비롯한 당 중앙위원 200여명, 중앙 후보위원 등이 총출동했다.

중국의 권력구조와 정책방향은 5년을 주기로 하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대)에서 결정된다. 전대는 매년 한두차례 열리며 올해는 제19기 당대회(2017~2022)의 4차년도 전체회의(5중전회)가 개최되는 해다. 이번 전회에서는 2021~2025년 적용될 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이 결정된다. 회의에서 제출된 안건은 여러차례 건의와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된다.

이번 발전 전략의 핵심은 국내 위주의 ‘쌍순환’(雙循環·이중 순환)이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처음 이 단어를 언급한 뒤 수차례 이를 강조하고 있다. 아직은 추상적 수준에 머무르는 쌍순환 발전 전략은 이번 회의를 통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쌍순환은 국제·국내 시장을 모두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지만 실질적으로는 미국의 압박과 세계 경제 침체 등 불확실성 속에서 내수 발전에 더욱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미국이 추구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막기 위해 경제 자립에 주력하면서도 대외개방 확대 기조는 유지할 전망이다.

결국 중국의 경제 자립이란 화웨이 제재 등에 흔들리지 않도록 ‘기술 자립’을 중심으로 한 산업 구조 고도화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몸집을 키우는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체질 개선을 하겠다는 의미다.

시 주석은 최근 한 좌담회에서 ‘쌍순환’을 언급하면서 “사회주의 제도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해 핵심기술에서 성과를 거두고, 신기술의 대규모 응용과 업그레이드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자료=중신증권, 코트라
핵심 기술 7대 신인프라·R&D 투자 집중

중국이 이를 위해 어떤 핵심 기술을 키울지도 주목된다. 14·5계획 기간을 포함한 미래에 중국이 연구개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우선 중국에서 7대 신(新)인프라로 꼽히는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빅데이터센터, 산업 인터넷, 특고압송전설비(UHV), 광역철도망, 신에너지자동차(친환경차) 충전시설 등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5G와 AI 등 첨단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반도체 기술이 필수적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에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마련하는 등 ‘반도체 굴기’를 지속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기술을 확보해야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기술 첨단화로 대외 의존도를 축소하고 이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 확대도 예상된다.

윤보라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연구원은 “이과정에서 중점·대형·전문 프로젝트 지원, 세수우대, 금융지원, 공공조달, 혁신상품 및 기업 육성, 하이테크 상용화 등 지원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R&D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도 2.19%에 불과했다. 2020년 목표는 2.5%로 소폭 조정됐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GD 대비 R&D 투자 비중은 4.53%였으며 일본(3.28%), 독일(3.13%) 등도 중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왕타오(汪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차이신(財新) 기고문에서 “2020년 GDP의 2.5%(3500억~4000억달러)이던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5년 3%(6000억∼6500억달러)로 늘어날 수 있다”면서 “디커플링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 반도체, 소프트웨어, 정밀기계 등 기초 연구 및 과학기술 연구 투입 비용을 큰 폭으로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7대 신인프라. 사진=CCTV 캡쳐
경제 목표 제시하나…시진핑 집권 체제 강화

회의에서는 중국의 향훈 구체적인 성장률 목표를 제시할 지도 논의할 전망이다. 중국은 올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은 2020년 GDP를 2010년의 두 배로 늘리고, 빈곤 인구를 퇴치해 ‘전면적 샤오캉 사회’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성장률이 급감하면서 사실상 숫자로는 목표 실현이 어려워졌다.

GDP뿐 아니라 일부 지표도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13·5계획 에서 제시한 4대 지표 32개 과제에서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 노동생산성 등도 목표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세계 경제가 침체하면서 중국 경제의 대외 환경이 불안해진 데다 실업 문제도 존재하는 만큼 중국이 양적인 성장 목표를 제시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14·5계획의 초점은 중국 산업 구조 고도화,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 가속 등과 같은 ‘높은 질적 발전’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중미 관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14차5개년 계획 중 GDP 성장 목표는 덜 강조되거나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경제 구조를 바꾸는 문제와 발전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주민 소득 제고, 공급 측 구조개혁,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신형 도시화, 산업 자주화, 대외개방, 금융개혁, 녹색성장 등에서도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에서는 경제문제 외에도 당정 주요 고위직에 대한 인사, 최근 신설된 중앙위 공작 조례 추인 등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조례는 2035년 장기 경제 목표 설정과 함께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지도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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