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탕, 찜 등 다양한 꽃게 음식 가운데서도 단연 인기 메뉴는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다. 간장 혹은 양념을 흠뻑 먹은 말랑한 게살은 ‘밥도둑’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만큼 인기가 매우 높다. 이러한 게장의 인기는 국내를 넘어 이웃나라 일본까지 미쳐 현지에 게장 전문 외식 프랜차이즈가 생겼을 정도다. 이렇듯 남녀노소에게 사랑 받는 간장·양념게장은 훌륭한 맛 이외에 건강에 어떠한 효능을 지니고 있을지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우선 꽃게는 한의학적으로 차가운 성질을 가져 몸에 쌓인 열을 내려주는 음식으로, 가을과 겨울철 건조한 날씨로 인해 체내 음기가 부족해져 얼굴, 손, 발 등에서 열이 나고 입안이 자주 건조해지는 등 ‘음허(陰虛)’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꽃게는 어혈(피가 제대로 돌지 못해 뭉쳐있는 현상)을 푸는데 도움을 줘 기혈이 원활히 순환하도록 하며 소화를 돕는 효능이 있다. 이에 예부터 꽃게는 소화 불량 및 복통, 생리통, 숙취 등 치료에도 활용돼 왔다.
실제 영양학적으로도 꽃게는 비타민 A·B와 함께 칼슘 등 무기질이 매우 풍부하다. 단백질 비중이 높고 지방은 적어 소화에 용이하며, 꽃게의 함유된 타우린과 키토산은 혈관 건강과 소화기관의 활동성을 높이는데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만호 원장은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은 전혀 다른 음식처럼 보여도 성질과 효능이 비슷한 형제 음식이다. 가을철 급변한 날씨로 인한 열감, 빈혈, 소화 불량 등 증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게장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체질과 관계없이 기호에 따라 게장을 즐겨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몸에 좋은 게장이라도 제철을 맞았다고 과하게 즐길 경우 몸에 탈이 날 수 있다. 가을은 높은 일교차로 인해 음식이 상하거나 식중독 균이 증식하기 쉬워 수산물을 조리·보관할 때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식중독 발생 건수를 분석한 결과, 전체 31%의 환자가 여름철(6~8월)에 발생했으며 이에 못지 않게 가을철(9~11월)에도 26%의 환자가 집중됐다.
강 원장은 “가열하지 않는 게장의 특성상 갖가지 기생충이나 세균이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장의 냄새가 비리거나 의심이 된다면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며 “겨울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적절하게 게장을 즐겨 떨어진 입맛을 돋우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자”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