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 유전자를 밝혀내 향후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마리를 찾아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세계 인구의 3%가 앓는 질병이지만 정확한 발병원인을 알지 못해 아직까지 근본적 치료가 아닌 병증완화 정도에만 의존하고 있다.
| 류제황 전남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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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류제황 전남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전장수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 등은 히프투알파(HIF-2α)란 유전자가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 유전자임을 규명했다.
히프투알파는 산소가 결핍된 상태에서 활성화돼 표적 유전자의 발현을 돕는 전사인자이다. 이 유전자는 뼈의 파괴를 주도하는 파골세포를 활성화하고 관절파괴를 돕는 각종 단백질의 발현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면역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면역세포들이 관절의 연골과 인대, 관절 부근의 뼈를 파괴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나 동물모델의 관절을 둘러싼 조직에서 히프투알파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성돼 활막세포를 직접 조절, 류마티스 관절염의 증상들을 유발하는 점을 알아냈다. 활막세포는 관절과 뼈를 둘러싼 활막조직을 구성하는 세포의 한 종류이다.
실제 생쥐 무릎에 히프투알파 바이러스를 주사한 결과 다른 유도물질이 없는데도 류마티스 관절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 반대로 히프투알파가 없는 이른바 ‘녹아웃 생쥐’(knock-out mouse)는 콜라겐으로 관절염을 유도해도 정상 생쥐와 달리 증상이 완화됐다. 녹아웃 생쥐는 염색체상의 특정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그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 실험용 생쥐를 일컫는다.
지금처럼 단순히 증상 자체의 완화가 아니라 증상의 원인인 염증매개 물질을 조절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보다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류 교수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새로운 원인물질로 밝혀진 히프투알파의 억제를 통해 보다 근본적이고 효율적인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플로스 바이올러지(PLoS Biology)에 지난달 10일자로 실렸다.
| 한국연구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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