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정영만(53·가명)씨는 급작스러운 정전으로 녹인 쇳물을 식혀주던 냉각팬이 멈추면서 공장 내부가 용광로 폭발 위험에 휩싸였다. 소방차 15대가 출동해 간신히 위험을 모면했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식은땀이 난다. 정씨는 “피해규모만 15억~20억원 정도”라며 “이번 여름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라고 걱정스러워했다.
지난 2011년 9월15일 초유의 정전사태가 난 지 2년여가 흘렀지만, 매년 여름이면 전력 대란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전력확충을 위해 추가 건설하려던 발전소 건설에 차질이 생겼고 최근 원전까지 잦은 고장으로 멈춰 서면서 제2의 전력 대란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력 수요가 매년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회사 한 관계자는 “경제 성장과 함께 전력 수요도 증가하는데 최근 전력다소비 산업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전력수급불안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여름 폭염과 겨울 한파가 잦아져 냉난방기 활용률이 높아 가정용 전력수요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전력소비 증가량은 5.6%인 반면, 전력설비 증설율은 4.1%에 그치고 있다. 이렇다 보니 2011년 2회에 불과했던 전력 수급 비상경보는 지난해 12회나 발령됐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상시 가동전력 외에도 비상 전력공급자원을 개발해 전력피크시 추가전력을 마련하는 방책을 세워둔 상태”라며 “그래도 혹시 모를 상황을 고려해 여름철 전력수급전망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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