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권 상실 이유, 우리가 준비 못해서?..이언주 "국가원수가 할 말이냐"

윤석열 대통령 3.1절 기념사, "변화에 제대로 준비 못해 국권 상실"
이언주 "국가원수 할 말 아냐, 3.1절 아침 민족적 자부심 뭉개"
"한국과 일본 국익 같지 않아", '일방적 구애' 재고 요청
  • 등록 2023-03-02 오후 1:21:25

    수정 2023-03-14 오전 9:44:23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내용을 두고 “국가원수가 할 말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부 외교 노선에 대해서도 “일방적 구애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 전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전 의원은 “한일관계 진전도 좋지만, 강제징용배상문제, 수출규제문제 등 일본측에서 어떠한 성의있는 태도도 안보이는데 자꾸 일방적으로 구애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잘 지내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엎드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날도 아니고 3.1절 아닌가? 선조들의 저항정신을 기념하는 날이고, 국가원수로서 기념사를 하는 것”이라며 “일제강점의 원인이 우리의 부족 때문임을 성찰하는 것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할 말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 국권 침탈 수난을 두고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제 침략 야만성보다 우리의 자강이 부족했던 점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경제적 영향을 근거로 ‘한일 병합’ 불가피성과 긍정성을 강조하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맥락이 유사한 발언이다.

이 전 의원은 “모든 말은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인데 국가원수가 되어 그런 기본조차 망각하고 아무말이나 시시때때로 한다면 어쩌자는 거냐”며 “3.1절 아침 국민들의 민족적 자부심을 완전히 뭉개버렸다”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나야말로 글로벌주의자고, 그런 성찰을 이해하는 편이지만 적어도 대통령의 입에서 3.1절 기념사로 듣고 싶진 않다”며 국가 수반으로서 윤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니었음을 거듭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과 일본의 국가이익이 같지 않다는 점을 알고 외교에 임하기 바란다”는 요청도 덧붙였다.

윤 대통령 기념사는 이 전 의원 지적 외에도 보수 정부인 이명박, 박근혜 정부 3.1절 기념사에서도 나왔던 과거사 문제를 배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곧장 긍정적인 화답을 보낼 정도로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어 일본 입장을 지나치게 반영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 “식민지 근대화론 논리와 유사하다”고 지적했고, 이재명 대표 역시 “귀를 의심했다”며 윤 대통령 발언을 비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일본 총리”라며 강하게 윤 대통령을 성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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