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공개 지지한 것에 대해 이강택 TBS 대표가 “뉴욕타임스나 CNN은 선거철이 되면 공개적으로 ‘누구를 지지한다’고 한다. 아예 드러내놓고 성향을 밝히는 게 낫지, 실질적으론 다 그렇게 하면서(지지하면서) 공표하지 않는 게 오히려 더 문제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라고 밝혔다.
|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왼)와 방송인 김어준씨가 지난달 15일 서울 마포구 TBS 라디오국에서 진행된 ‘김어준의 뉴스공장’ 일정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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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2일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 참석해 김씨 발언이 적절한지 여부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만선 의원에 “여러 가지 짚어볼 지점은 있다”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선 사적 영역에서의 발언을 공적인 지지로 볼 수 있느냐. 사적 영역에선 가능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라며 “과연 정치적 지지냐 인간적 연민이냐는 시각이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공적인 지지를 했다고 해도 해외 사례를 비춰 그의 발언은 부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딴지 방송국’에서 “혼자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다. 이제 당신들이 좀 도와줘야 한다”라며 이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줄도 없는 이재명은 자기 실력으로 대선 후보까지 된 사람”이라고 이 후보를 설명하며 “자기 실력으로 돌파한 사람의 길은 어렵고 외롭지만 있다. 그런데 그 길로 대선 후보까지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귀하고 거의 없다. 그래서 이재명이 우리 사회에 플랫폼이 될 자격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김씨의 발언을 두고 야권에 이어 여권에서도 쓴소리를 잇따라 날렸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선캠프에서 공보단장으로 활동한 정운현 전 총리실 공보실장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 그리하고 싶으면 방송을 그만 두고 이재명 캠프로 가면 된다”라며 “유력 방송인 김씨가 이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상민 의원 역시 지난달 30일 TV조선 시사프로그램 ‘강적들’에 출연해 “특정 정파에 이롭다는 말을 하지만 결국 특정 정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을 해서 반갑지 않다. 민주당에 오히려 염증이나 혐오감만 불러일으킨다. 그런 발언을 안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