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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차분하게 두 집회 상황을 지켜봤다”고 짧게 언급했다. 다만, 찬반 여론이 이르면 내주 후반께로 점쳐지는 헌법재판소의 선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른 관계자는 “태극기집회 규모가 촛불을 넘어선 지 꽤 됐다”며 “우리로선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미 박 대통령 측이 ‘무언의 여론전’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전날(2월28일) 박 대통령이 팬클럽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측에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한 게 대표적이라는 것이다. 앞서 박사모 측이 지난 2일 박 대통령의 65번째 생일을 맞아 ‘백만통의 러브레터’를 청와대 민원실에 접수하며 보내온 데 따른 답신의 성격이었으나 찬반집회를 코앞에 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응원메시지’가 아니냐는 얘기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집회 당일에 허버트 맥마스터 신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첫 전화통화를 하고 차질 없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재확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태극기집회에는 항상 성조기도 같이 휘날린다”며 “양국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의 움직임에는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의도도 숨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신 박 대통령 측 법률 대리인단이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자체가 적법하지 않고, 대통령직을 파면해야 할 정도의 중대한 법 위반이 없다는 논리로 여론전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전날 라디오에 나와 “국회의 탄핵안 의결 자체를 부적법하다고 돌려보내는 게 각하다. 각하가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이날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연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