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나노돌기 표면 이용해 기능성 유리 만든다

문명운 KIST 연구원팀, 제조기술 개발.."김서림 방지·자동차 백미러 등 적용"
  • 등록 2015-03-19 오후 12:00:14

    수정 2015-03-19 오후 12:00:14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자연에 존재하는 연꽃잎이나 소금쟁이의 발, 건조한 사막에서 물을 포집하는 나미브 비틀, 어두운 밤에 적은 빛으로 사물을 구별하는 나방 눈 등의 공통점은 표면에 나노돌기가 있다는 것이다.

문명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연구센터장(책임연구원)은 이처럼 나노돌기 현상을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 김서림 방지나 초발수 특성을 갖는 안경, 자동차용 백미러 등 기능성 유리에 적용했다고 19일 밝혔다.

나노돌기를 가진 유리의 제조방법과 구조 - 투명박막을 코팅한 후 CF4 플라즈마로 부식공정 진행 : 금속 나노점의 자가 배열이 진행되고 부식이 동시진행돼 나노구조가 형성되는 모습. KIST 제공
연구팀은 유리 위에 투명막(SiO2)을 미리 코팅해 플라즈마로 표면을 부식시키는 공정에서 투명 막 위의 나노 점들이 자가 배열되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배열된 점들은 기존 부식속도 차이를 유발해 유리 표면에 나노구조를 형성시킨다.

이 방법은 기존의 마이크로 금속입자를 이용하는 유리 패턴 제작방법에 비해 공정 과정을 몇단계 줄일 수 있다. 환경에 유해한 강산용액으로 금속입자를 제거해야 하는 기존의 후처리 공정도 필요없다.

한국과학기술원 문명운 계산과학연구센터장(책임연구원)과 유의선 연구원. KIST 제공
특히 이렇게 제조된 나노돌기들은 유리 위에 첨가된 게 아니라 유리 자체의 구조이므로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문명운 센터장은 “내구성이 높은 기능성 유리를 쉽게 만들 게 됐다는 것에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기능성 유리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은 평면 유리 뿐 아니라 곡면 유리나 렌즈에도 적용할 수 있어 비구면 렌즈나 안경, 곡면 TV, 모바일용 등으로 활용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에는 문 센터장이 교신저자로, 같은 기관의 유의선 연구원이 제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20일자에 실렸다.

안경에 초발수 초친수 기능성을 부과해 성에가 끼지 않는 기능성을 부가한 모습. 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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