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략포럼2010)앤디 시에 `2012년엔 행운을 기대말라`

  • 등록 2010-06-03 오후 5:51:15

    수정 2010-06-03 오후 5:51:15

[이데일리 정영효 기자] 잉카인들은 2012년 12월21일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앤디 시에(사진)는 2012년 말 금융시장이 종말에 가까운 붕괴를 경험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2012년 12월21일이 지구 멸망의 날로 불리는 것은 잉카인들의 달력이 이 날 끝나기 때문으로 이날 인류가 어떤 고통을 겪으며 사라져가는지는 알지 못한다. 

반면 앤디 시에는 금융시장이 무너지는 장면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21세기의 첫 10년이 저물어가는 2009년 12월28일 그가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한 글의 일부분이다.

"내년부터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금리인상 속도는 인플레이션 상승률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그들은 내심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에 대한 늑장대처는 2012년말께 대중을 패닉에 빠뜨리는 물가 대급등을 불러올 것이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급격한 금리인상에 내몰리게 되고 두번째 금융시장 붕괴가 시작된다. 2008년 처음 금융시장이 붕괴됐을 때 전세계는 거의 죽다 살아났다. 2012년 2차 붕괴에는 그런 행운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앤디 시에는 왜 금융시장이 재차 파국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는가. 이를 살펴봄으로써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그가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알 수 있다.

그가 보기에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꺼낸 수 조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경기부양은 파국의 씨앗이다. 문제는 납세자들의 막대한 세금이 위기의 근원을 치유하는데 투입되지 않고, 금융시장을 살리데 쓰였다는 점이다. 암 환자에게 외과수술 대신 진통제만 잔뜩 처방한 격이다.

이 과정에서 풀려나간 막대한 자금은 이머징마켓으로 흘러들어가 버블을 일으키고 있으며 거품이 꺼질 때 전세계는 대증요법에만 급급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게 앤디 시에의 분석이다.

그는 구제금융에 들인 수 조달러의 몇분의1만 실업자 직접지원에 사용됐어도 경제를 안정화시킬 수 있었으며 나머지 자금은 구조조정과 경제구조 개혁에 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품을 일으킨 자들은 위기상황에서 대중의 공포를 이용해 금융부문의 재건 만이 경제의 추락을 막을 수 있는 길이란 소설을 팔았다.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대규모 경기부양과 구제금융을 옹호하는 경제전문가들은 경기침체로 수요가 살아나기 힘들다는 점을 들어 하이퍼-인플레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

앤디 시에는 오히려 이 점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소비부진은 투입자본 대비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저임금을 보완할 만한 자산가치 상승이 없다면 근로자들은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가 부진하면 인플레 압력이 준다는 일반론과 달리 이번엔 그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약 10년간 전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에 물가는 상승하는 현상) 공포에 떨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수 년간 전세계가 골디락스경제(경기가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면서 인플레 압력 또한 낮은 이상적인 경제상황)를 만끽할 수 있었던 데는 전세계로 공급된 중국의 저가상품 덕이 컸다.
 
그러나 인플레 방화벽으로서 중국의 역할도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앤디 시에의 견해다. 숙련노동자의 부족과 지가상승으로 `중국산=저가`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앤디 시에는 중국 경제, 특히 중국 증시와 상하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론으로 주목 받는다.
 
마크 파버와 같은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을 펼치는 외국인 투자전문가들은 드물지 않지만 중국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중국인 이코노미스트는 찾아보기 힘들다.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과 중국인 특유의 중화사상이 결합된 결과다. 이런 문화적 배경 탓에 `중국경제에 쓴 소리를 하는 중국인`으로서 앤디 시에의 가치는 더욱 높다.

앤디 시에가 보는 중국 경제의 문제 역시 부실한 금융시스템이다.

앤디 시에는 중국의 은행들이 10여년 전 겪었던 금융위기의 전철을 뒤따르고 있다고 우려한다. 1990년대 초반 부동산투기에 대규모 자금을 대출했던 중국 은행들은 이후 당국의 긴축정책과 지가하락,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등 연타를 맞으면서 전체 여신의 40%가 부실화되는 경험을 맛봤다.

중국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중국의 은행들은 또다시 막대한 유동성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에서 풀려나간 유동성은 내수진작이란 정책목표와 달리 가뜩이나 고평가돼 있는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앤디 시에가 중국의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비관적인 이유다. (高) 인플레로 인한 통화가치 하락은 결국 자금이탈을 초래하게 되고, 결국 자산시장이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은행에서 풀려나간 막대한 유동성이 잠깐 동안은 경기를 떠받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주가는 이미 2007년 버블 당시 만큼 고평가 돼 있으며 이전의 모든 버블과 마찬가지로 붕괴될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의 근시안적 부동산 정책이 부동산 버블의 완벽한 토양을 제공하고 있어 베이비붐 세대(1950~1978년생)가 은퇴하기 시작하는 20년 이내 중국이 대공황과 유사한 경제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기도 하다.

앤디 시에의 전망대로 2차 금융위기가 재발한다면,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의 버블 붕괴 역시 불가피한 것이라면, 우리는 어떤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인가. 이데일리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기획한 `세계전략포럼2010(WSF 2010)`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앤디 시에는 포럼 둘째날인 6월9일 오전 10시45분부터 12시45분까지 `경제위기 이후에 세계경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신현송 청와대 국제경제 보좌관, 해미시 맥레이 인디펜던트지(紙) 비즈니스 금융부 편집부장, 마크 파버 마크 파버리미티드 회장 등과 함께하는 패널 토론에서 그의 독설을 감상하는 것도 또하나의 재미다.

세계전략포럼 바로 가기☞http://www.ws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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