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현동기자]
약 보름 후면 옛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이 합병한 굿모닝신한증권이 탄생한 지 6개월이 됩니다. 6개월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입니다. 하지만 여의도 증권타운에 위치한 굿모닝신한타워의 직원들에게 "6개월"이라는 시간의 의미는 남다릅니다. 국내에서 첫번째로 이뤄진 은행과 증권의 랑데뷰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습니다. 증권부 김현동 기자가 합병 6개월을 맞는 굿모닝신한타워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전합니다.
지난해 8월 합병직후 도기권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은 "6개월내에 합병의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올해 초에 있을 시스템 통합과 지점 직원 통합이라는 물리적 결합이 아무런 문제없이 이뤄질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합병이후 옛 굿모닝증권 본사 직원 중 100여명은 지점 영업직으로 배치됐습니다. 본사 관리인력들 중 일부는 지점 주식영업과 금융상품 영업직으로 보직이 순환된 것입니다. 당초 회사측이 밝혔던 인력(100~150명)에 비하면 소폭 줄어든 셈입니다.
또 당시 사측과 굿모닝증권 노조는 보충협약을 맺어 전직원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지난해 합병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방길 신한금융지주 상무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굿모닝증권의 전산시스템은 IBM 서버를 사용하고 있고 신한증권은 휴렛패커드의 유닉스 서버를 사용하고 있다. 내년 설을 기해 신한증권이 사용하던 유닉스 서버로 전산시스템을 바꾸기로 방침을 정했다."
올해 설날은 다음달 1일입니다. 따라서 예정대로라면 이달 말까지는 옛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간의 전산시스템이 통합됩니다. 전산시스템 통합에 이어 2월초쯤에는 신한금융지주의 일정에 맞춰 굿모닝신한증권의 정기인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합병 후 6개월내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한 도기권 사장의 말처럼, 전산시스템 통합이 완료되는 시점과 6개월이라는 시간이 일치합니다.
현재 굿모닝신한측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아직 지점으로의 인력배치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추가적인 인력조정이 필요하다는 말이지요. 현재 본사 인력(약 900명)이 너무 많아서 10% 정도는 조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옛 굿모닝증권과 신한증권의 전산시스템이 통합될 경우 기존 전산인력의 절반 정도는 인력조정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측은 유휴인력에 대한 재교육을 통해 보직을 바꿔주겠다고 하고 있지만 전산인력의 특성상 통합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인력들은 아무래도 시스템의 논리에 따라 자의든 타의든 회사를 떠나야 할 것입니다.
물론 옛 신한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인 이지스탁과 굿모닝증권의 HTS인 "굿아이"는 당분간 병행해서 사용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당장 큰 폭의 인력을 줄이는 일은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안정성과 속도가 최우선되는 전산시스템의 특성을 감안할 경우 성능의 우월은 드러날 것이고 이 경우 절반정도의 전산인력 감원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대형 증권사 전산시스템 담당자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전산쟁이 입장에서 봤을 때 초기에는 둘다 필요하지만 전산시스템의 특성상 우월이 금방 드러날 것이다. 인력도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절반으로 줄이는 게 상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고위관계자도 인력조정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기의 문제이지 선택의 문제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의 말은 이렇습니다. "인력조정은 필요하다. 아직 지점으로의 인력배치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다만 명예퇴직은 절대로 없다. 자연손실 인원도 있을 것이고 1년 이후에는 사람을 더 뽑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전산통합이 완료되고 정기인사가 이뤄질 1월말에서 2월초까지는 굿모닝신한타워 사람들에게는 또 한차례 인력조정의 바람이 휘몰아 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합병 후 6개월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도기권 사장의 "공약"이 어쩌면 전산통합 시점을 겨냥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직도 "성과"보다는 합병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 위한 작업에 매달려 있는 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