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집단 유급이라는 부정적인 상황을 염두에 두기 보다는 당장은 유급을 막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의과대학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경북대 관계자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한 전국 의대 학생들의 동맹 휴학, 수업 거부 등 집단 행동이 장기화하자 학사일정 조정에 나섰던 대학들이 속속 수업을 재개하고 있다. 더 이상 수업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상당수 의대생들이 수업에 복귀하지 않으며 항의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휴강 중인 의대들이 속속 수업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8일 오전 비대면으로 수업을 재개한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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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는 전날인 8일부터 의대 수업을 재개했다. 다만 대면으로 진행된 강의를 온라인에 업로드해 학생들이 비대면으로도 수강할 수 있게 했다. 경북대 관계자는 “강의가 올라온 날 시청하지 않거나 자료를 내려받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결석처리 하진 않는다. 교수 별로 처리가 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빠른 시험이 5월3일 예정돼 있는데 학생들이 시험 안 듣고 치긴 어려울 거라 봐서 그 시기까지는 수강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비대면으로도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한 이유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집단 휴학계 제출 이후 고향 등에)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 바로 수업을 시작할 수가 없으니 일정한 시간을 줘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원거리에 있는 학생들을 배려해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전북대도 이날부터 대면 강의를 원칙으로 하되,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형태로 수업을 재개했다. 전북대 관계자는 “상황이 워낙 유동적이라 지켜보면서 그때그때 대응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며 “의대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서는 증원 관련 문제가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대 의대생 646명은 지난달 26일 휴학계 수리가 반려된 다음날부터 이달 1일까지 휴학계를 재차 접수했다.
| 9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북대는 의대생 대량 유급을 피하기 위해 비대면으로 수업을 재개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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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기준 수업을 재개한 의대는 총 16곳이다. 가천대를 비롯해 경북대·경희대·고려대·동국대(분교)·서울대·연세대·영남대·이화여대·인제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한림대·한양대가 의대 수업을 시작했다.
다음 주인 15일부터는 가톨릭관동대·가톨릭대·건국대(분교)·건양대·경상국립대·계명대·단국대(천안)·대구가톨릭대·동아대·부산대·성균관대·연세대(분교)·울산대·원광대·전남대·조선대 등 16곳이 수업을 재개한다.
이어 강원대·고신대·아주대·을지대·차의과대·인하대·중앙대 등 나머지 7곳도 오는 22일~29일 사이에는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아직 수업 재개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곳은 순천향대가 유일했다.
교육부는 “4월 22일부터 4월 마지막 주까지는 7개 대학이 추가로 수업을 재개할 계획”이라며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1개 대학도 수업 재개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