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랫바닥에 집 짓고 물고기와 공생' 딱총새우 국내 서식 첫 확인

제주도 서귀포 앞바다에서 포착해 표본 확보
'호랑무늬딱총새우' 국명 부여
  • 등록 2024-03-21 오후 12:00:00

    수정 2024-03-21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모랫바닥에 굴을 파서 집을 짓고 물고기와 함께 사는 딱총새우류의 국내 서식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제주도 서귀포시 섶섬 연안에서 발견된 미기록 딱총새우. 사진=환경부.
딱총새우류 중 일부는 모랫바닥에 굴 형태의 집을 만들어 다양한 종류의 망둑어류와 공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특징을 가진 딱총새우류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서식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번에 확인된 미기록종 딱총새우류는 지난 2018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연안에서 간헐적으로 관찰된 종이다. 지난해 11월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박진호 전북대학교 교수와 함께 서귀포시 섶섬 연안의 수심 15m 모랫바닥에 딱총새우류 20여 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연구를 위해 표본을 확보했다.

연구진은 표본에 대한 형태 특징 및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 종을 일본 남부 연안 등 아시아 열대·아열대 연안에 넓게 분포하는 알페우스 벨루루스(Alpheus bellulus) 종으로 확인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몸 전체에 호랑이와 유사한 무늬를 갖고 있는 특징을 바탕으로 이 종을 ‘호랑무늬딱총새우(가칭)’라는 국명을 부여해 연내에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발견 당시 딱총새우는 붉은동갈새우붙이망둑 및 청황문절 두 종의 어류와 같이 지내고 있었다. 망둑어는 딱총새우가 굴 형태의 집을 지으면 함께 살면서 배설물을 먹이로 제공하고, 딱총새우가 집을 수리하는 동안 포식자의 접근을 감시하고 딱총새우에게 위험 신호를 보낸다. 같이 발견된 청황문절은 포식자의 위험을 알려주는 등의 상호 작용은 알려지지 않았고, 위험을 느끼면 바위나 모래굴 속으로 숨는 습성이 있어 딱총새우와 공생 관계로 해석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생물 서식지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독특한 생태적 특징을 갖는 생물종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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