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 하락에 어려움 겪는 中은행, 예금금리 인하 나서

中 공상은행, 22일부터 예금금리 최대 25bp 낮춰
대출금리 인상 어려운 가운데 NIM 축소로 이중고
  • 등록 2023-12-22 오후 3:21:55

    수정 2023-12-22 오후 3:21:55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시달리는 중국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에 나선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 대출금리 인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낮춰 수익성 보전을 시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상하이의 한 은행 지점에서 직원이 지폐를 세고 있다. (사진=AFP)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상은행은 22일부터 일부 예금금리를 최대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년 예금에 대한 이자는 연 1.55%에서 1.45%, 2년 예금은 1.85%에서 1.65%로 각각 낮아진다. 3년 예금은 연 1.95%, 5년 예금 2%로 이전보다 각각 25bp씩 인하한다.

중국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이유는 마진 감소와 정부의 수요 진작 정책에서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현재 중국 은행들은 부동산 개발업체 등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와 NIM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의 NIM은 9월 기준 1.73%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은행이 합리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기준치인 1.8%보다도 낮다. 블룸버그는 은행의 부실 대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도 전했다.

중국은 경기 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수 회복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은행이 대출을 확대하도록 장려하고 있어서 대출금리를 높일 수도 없다. 이에 예금금리를 낮춤으로써 수익성 보전에 나서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예금금리를 낮추면 은행이 기업과 주택 대출에 대해 더 나은 조건을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금금리가 낮아지면 가계가 은행 예금에서 다른 투자와 소비로 전환하는 것도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블룸버그는 “중국 가계는 팬데믹 기간 소득에서 저축하는 비중을 늘리고 금융자산을 은행 예금으로 옮겨 주식과 채권을 매입하는 펀드 실적에 타격을 입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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