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첫 회담 "협력" 말했지만…해상에선 무력시위

중국군 전투기 8대,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
미일, 남중국해서 대잠수함 연합 훈련
  • 등록 2021-11-17 오후 12:16:32

    수정 2021-11-17 오후 12:16:3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으로 회담하고 있다.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미국 시간 15일) 화상 정상회담에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양국은 회담 당일에도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각각 군사적 행동을 이어갔다.

17일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중 화상 정상회담이 열린 전날 중국 군용기 8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IDZ)에 진입했다. 대만군이 초계기 파견, 무선 퇴거 요구, 지상 방공 미사일 추적 등으로 대응했다.

중국군이 투입한 군용기는 J-16 전투기 2대, Y-9 통신대항기 2대, Y-8 원거리 전자교란기 1대, Y-8 대잠기 1대, Y-8 기술정찰기 1대, KJ-500 조기경보기 1대 등이다. 중국군은 회담 전날에도 J-11 전투기 2대 등 군용기 6대를 대만 해상에 보냈다.

미국은 동맹국인 일본과 손잡고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벌였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미국 해군과 일본 해상보안청은 회담이 열린 16일 남중국해에서 미일 동맹 억지력·대처 능력 강화를 목표로 연합 훈련을 실시했다.

일본은 항공모함 역할을 하도록 개조가 예정된 호위함 가가, 잠수함, P1 초계기 등을 동원했고 미국은 구축함 밀리우스, P8A 초계기를 투입했다.

해상자위대 잠수함이 미국 해군과 함께 남중국해에서 대잠수함 훈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는 미중 관계에 있어 모두 예민한 지역이다. 전날 미중 정상에서도 모두 언급됐었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만 정세가 새로운 긴장에 직면했다”며 미국의 일부 인사들이 대만의 독립을 부추긴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런 추세는 매우 위험하며 불장난을 한 사람은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自燒·자분)”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해오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현 상태를 바꾸거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일방적인 노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을 위해서는 항행의 자유 및 안전한 상공 비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중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대화를 시작했지만 이같은 갈등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리페이(李非) 샤먼대 대만연구소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시 주석의 발언은 미국이 대만 당국의 ‘폰’(체스 말의 한 종류)을 체스판의 레드라인 너머로 밀어붙여 중국의 평화 발전에 영향을 끼칠 경우 중국이 어떤 대가를 치르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만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라면서도 “대만 당국은 완전한 통일에 대한 중국의 열망에 저항하기 위해 분리주의 입장을 고수하며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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