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매년 해외여행 떠나요" 대기업 안부러운 '신의 직장' 中企들

칩스앤미디어, 집중근무제 '코어타임' 운영
비엔디생활건강, 매년 전 직원 부부동반 해외여행 등
대기업 시행 어려운 파격적 근무방식·복리후생 도입 '주목'
  • 등록 2017-08-08 오전 10:35:03

    수정 2017-08-16 오후 5:16:19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칩스앤미디어(094360)는 ‘코어타임’(core time)이란 제도를 운영한다. 이는 평일 오후 2∼5시까지 3시간 동안을 일컫는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70여 임직원은 코어타임에만 집중 근무하면 된다. 나머지 시간은 자기개발과 여가 등 활용이 가능하다. 또 4년간 근무할 경우 직급에 따라 2∼3주 리프레시 휴가도 주어진다. 장기간 업무에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충분히 재충전하라는 차원에서다.

칩스앤미디어는 반도체 안에 들어가는 영상 관련 기술을 개발해 라이선스와 로열티 형태로 국내외 80여개 반도체 업체들에 공급한다. 기술을 중시하는 회사인 만큼 직원 중 80% 이상이 연구개발(R&D) 인력으로 구성됐다. 김상현 칩스앤미디어 대표는 “엔지니어 중심 회사이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한다”며 “코어타임 운영 외에도 직급에 따른 호칭 대신 영문 이름을 부르는 등 ‘수평적인 조직’, ‘자율적인 근무환경’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칩스앤미디어를 비롯해 비엔디생활건강, 바디프랜드, 디엠에스(DMS(068790)) 등 중견·중소기업(이하 중기)들은 파격적인 업무방식과 함께 ‘통 큰’ 복리후생을 시행하며 주목 받고 있다. 이들 중기는 인지도와 급여 등 대기업에 비해 부족한 여건을 이 같은 방법으로 극복하고 우수 인력 확보 및 유지에 적극 활용한다.

비엔디생활건강은 매년 전 임직원이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떠난다. 2015년과 지난해엔 3박4일 동안 벳부온천 등 일본 후쿠오카 인근에서 휴가를 보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일본 삿포로와 홍콩에 다녀왔다. 배우자까지 포함해 부부동반이 원칙이며, 미혼일 경우 부모님과 친구 등 본인 외 1명을 동반할 수 있다.

다만 올해엔 국내 휴양지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해외는 아니지만, 10월 초 추석 황금연휴를 활용키로 하면서 휴가기간은 2배 이상 길어진다. 코넥스에 상장된 비엔디생활건강은 ‘세제혁명’ 등 친환경세제 생산에 주력한다. 이바울 비엔디생활건강 회장은 “고객을 감동시키기 전에 직원을 먼저 감동시켜야 한다”며 “늘 직원을 위한 이벤트를 구상하며 부부동반 전 직원 해외여행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회사 내 파격적인 복지시설을 마련,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사례도 있다. 국내 1위 안마의자 업체인 바디프랜드는 서울 도곡동 본사 한 개 층을 모두 복리후생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 곳에는 헬스트레이너와 필라테스 강사가 상주하는 피트니스센터인 ‘바디프랜드 짐’이 있다. 특히 피트니스센터에서 진행하는 ‘몸짱 프로그램’ 등은 업무시간에 진행된다. 이 외에 네일숍을 겸한 미용실인 ‘살롱 드 바디프랜드’, 고급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드 바디프랜드’ 등이 있다. 전문의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20여명이 상주하는 부속의원도 최근 마련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사내 어린이집과 복지기금 조성 등도 추가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직원을 대상으로 저리 대출을 하는 등 금전적 보상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기업인 디엠에스는 직원이 셋째 아이를 출산할 경우 축하금 100만원과 함께 2년간 월 20만원을 별도로 지원한다. 직원이 주택을 구매할 경우 회사 돈(6000만원 한도)을 저리로 대출해주기도 한다. 같은 업종인 로체시스템즈(071280) 역시 임직원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경우 등록금 중 50%를 지원한다.

업체 관계자는 “중기 직원들은 대기업에 비해 낮은 인지도와 급여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일한다”며 “파격적인 근무방식과 복리후생을 시행할 경우 우수 인력 확보와 유지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 본사에 마련된 피트니스클럽에서 직원이 운동하고 있다. (제공=바디프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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