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뮤지컬로 간판을 내건 작품들이 봇물을 이룬다. 춤의 장르와 표현 방식도 개성이 넘친다.
지난 1월 공연한 <컨택트>에 이어 오는 3월 <리버댄스>와 <포에버 탱고>, 5월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 8월 <빌리 엘리어트> 등 전 세계적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굵직한 작품들이 잇따라 국내 팬을 만난다. 여기에 창작 댄스 뮤지컬 <올댓 재즈>도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중이다.
뮤지컬의 3대 요소는 연기, 노래, 춤이다. 하지만 춤을 강조한 작품은 그리 많지 않았다. 특히 연극인이 주축이 돼온 국내 뮤지컬은 연기 중심의 드라마가 우선이었다. 춤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올해 유난히 많은 것과 관련,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씨는 “관객을 유인할 신선한 콘텐츠를 찾던 국내 뮤지컬 프로듀서들이 내세운 대안이 댄스뮤지컬”이라고분석했다.
뮤지컬 배우가 아닌 전문 무용수가 출연하기는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도 마찬가지. 2003년 이래 4번째 내한공연을 하는 이 작품은 매번 전석 매진의 화제작이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원용하여 만든 가슴 시린 심리 드라마. 깃털 바지에 근육질의 상체를 드러내고 백조로 분한 남성무용수들의 관능적이고 역동적인 군무는 이 작품이 내포한 동성애 코드와 함께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대사 또는 노래가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는 점. 이 때문에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컨택트>가 토니상 후보로 올랐을 때도 “노래를 부르지 않는데 뮤지컬로 구분할 수 있느냐”는 평단의 격렬한 논쟁을 불러왔다. <백조의 호수>는 대사와 노래가 아예 없고 <포에버 탱고>는 보컬이 노래를 부르긴 하지만 대사는 없다. <리버댄스>에는 노래만 담당하는 가수가 출연하고 무대 뒤에서 낭독식 대사를 하는 배우가 별도로 존재한다.
안무가 서병구씨가 밥 포시를 기리며 만든 소극장 창작 뮤지컬 <올댓 재즈>는 밥 포시 음악에 창작곡들을 조화시켰으며 다양한 춤이 드라마와 함께 전개된다. 4개의 거울 등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작은 무대를 활용한 감각, 그리고 주역을 연기한 문종원의 울림있는 가창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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