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종부세로 흥분한 의원들..`무시발언` 사과하기도

輿 "형평성 어긋나" vs 野 "부동산시장 안정책"
강만수 장관 "헌법에서 보장하는 사유재산권 침범"
輿 "무식한 말이다" vs 野 "동료위원 인격 모욕"
  • 등록 2008-10-07 오후 6:07:25

    수정 2008-10-07 오후 6:07:25

[이데일리 박옥희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이튿날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두고 여야가 팽팽히 맞섰다. 생각하는 원칙과 철학이 다른 가운데 상대를 무시하는 발언이 나와 사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기본적으로 여당과 정부는 종부세가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부동산 투기를 막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종부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 輿 "종부세 형평성에 어긋나" vs 野 "부동산시장 안정 정책"

오제세 민주당 의원은 7일 "부동산 불로소득 때문에 부동산 투기가 일어나는 문제가 있다"며 "불로소득을 막는 건 세금 밖에 없다"며 종부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오 의원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데 종부세는 최후의 안전핀"이라며 "종부세 대상 중에도 9억 이상, 30억 이상 등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이 사회의 리더라는 마음으로 부동산 가격의 안정과 형평성 있는 조세부담을 위해 솔선수범해 (종부세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종부세를 개편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강 장관은 "햄버거를 파는데 부자라고 비싸게 받는 건 있을 수 없다"며 "국민의 한 명이라도 순리에 맞지 않고, 부담이 과도한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아야 하는 것이 헌법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강 장관은 또 장기보유자와 고령자 등에 대한 종부세 부과는 "몰수와 같은 결과이고, 헌법이 보장하는 사유재산권을 정면으로 침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 측의 종부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 한나라당의 반박 논리도 거셌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부동산 세제나 감세 폭은 이명박 정부나 한나라당의 경제철학 원칙의 문제"라며 "이걸 가지고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이 내는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합리적인 수준에서 많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종부세는 형평성에 문제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또 종부세로 보유세를 높이는 것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종부세 효과가 있었는지 살펴보면 강남과 수도권 지역에 부동산 가격을 다 올려놨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안정은 금융규제와 공급확대로 가능하다"며 "보유세 강화는 전혀 효과가 없고 오히려 가격을 더 폭등시켰다"고 강조했다.
 
안효대 한나라당 의원도 "징벌적 요소가 강하다"며 "세금 폭탄이고, 조세 원칙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 輿 "무식한 말" vs 野 "동료위원 인격 모욕"

종부세로 의원들 간의 설전이 이어진 가운데 상대 의원을 헐뜯는 발언으로 사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 의원은 부동산 가격을 종부세가 아닌 금융규제와 공급으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왜 자꾸만 무식한 말을 하냐"고 야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또 "종부세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징벌적으로 과세하고 있다"며 "인민재판식으로 세금 폭탄을 때리는 것은 자본주의에서 맞지 않고, 나쁜 사람처럼 공공의 적으로 모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국감 질의에 대해서 동료 의원에게 무식하다는 말, 공부 좀 해라 이런 취지의 말을 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나 의원이 곧바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김 의원의 비난은 이어졌다.

김 의원은 "국감을 하는 자리고, 국감 취지에도 안 맞고, 동료 위원의 인격을 심하게 모욕하냐"며 "나 의원과 철학이 다른 사람 많은데 무식하다든지 공부하라든지 그렇게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감을 수감하는 입장에 있는 정부부처 증인이나 참고인들의 발언을 문제 삼았으면 의사진행 발언까지는 안 했을 것"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결국 서병수 위원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서 위원장은 "국감을 하다보면 분위기가 과열되고 그러면서 무의식적으로 오해가 가능한 그런 말들이 나올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을 이해해달라"고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김 의원은 "나성린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고, 이에 나 의원은 "감사합니다"로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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