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과 경기 개선세도 좋았지만 당초 예상보다 빨리 `2000 시대`를 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증시로 향하는 자금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실탄을 확보한 투신권은 시장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자금줄이 끊기전까지 계속해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시장에서 돈의 힘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10%대 조정은 와줘야 꺾이지"
예측이 쉽지 않은 질문이다. 최근 자금 유입세는 증시 상승을 확인하고 수익을 뒤좇아 들어온 자금이 대부분이다. 돈의 힘이 언제까지 갈 것이냐는 질문은 시장이 언제 꺾일 것이냐는 질문과 다름없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 지수대에서 10%에 달하는 조정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자금유입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서 연구원은 "코스피 2000 돌파 이후에도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며, 조정 구간이 나타나도 대기자금이 펀드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정폭이 10%에 육박하는 순간에는 시장 추세를 고민하게 되고, 투자자들이 본격적인 환매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유가와 환율 금리 등이 임계치, 즉 시장이 수용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할 경우, 투자심리가 일시에 냉각될 수 있다"며 "펀드로의 자금유입도 여기에 맞춰 둔화되거나 물꼬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서고 달러/원 환율이 900원대를 뚫고 내려서고 국고채금리가 6%대에 도달하는 시점이 임계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 역시 시기를 예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펀드자금 동향을 주목하는 이가 많다"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세가 멈출 때까지 계속 사겠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 부장은 "요즘 이렇게 말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조 부장은 "증시자금 유입이 언제 멈출 것인가, 시장이 언제쯤 꺾일까를 예측하기 보다 시장의 흐름을 따르는 것이 유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락장은 맞히는게 아니다(하락시기를 예단하지 말라)`는 증시 격언도 있다.
조정이 와도 기관화 장세가 그 충격을 완충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황금단 연구위원은 "개인들의 직접투자자금이 시장을 메운 장세에서는 주가하락시 반대매매 등으로 하락 기울기가 커지지만, 기관화 장세에서는 일시에 탈출구로 몰리는 양상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 190조까지 팽창
미국 증시의 황금기는 간접투자 붐, 즉 뮤추얼펀드의 성장에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시장도 닮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령대별로 펀드에 투자하는 비율이 높은 35~64세 계층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투자층이 더 보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전체 펀드에서 주식형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28%다. 2005년 이후 전개된 간접투자화로 인해서 주식형펀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다. 선진국의 경우 펀드 내에서 주식형 비중(51%)이 채권형 비중(21%)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
김 팀장은 "국내 펀드 규모가 GDP 대비 선진국 수준으로, 펀드내 주식형 비중도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가게 되면 국내 주식형펀드 잔고는 이론적으로 최대 190조원 정도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금은 70조원을 막 넘어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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