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과거 제자로부터 "가르친 대로 하시라"는 훈계를 들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1980학번으로 박총재에게 경제학을 배웠다는 이 제자는 한은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려 과거 박총재의 강의내용을 언급하며 한은의 정책을 조목 조목 따졌다.
이 제자는 "과거 교수님은 우리나라 경제통계가 엉터리라고 지적했다"며 그런데도 20년이 지난 지금 총재가 되신 후에도 통계청의 지표에 대해 왜 아무말도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또 박 총재가 교수시절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했음을 언급, "한은의 통화정책이 정부의 정치적 경제정책에 영향받지 않고 있느냐"며 "전통적인 금융정책이 먹혀들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정부 등의 눈치를 보지 않고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정책을 취하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또한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신용카드 대란과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으로 금융권 전체를 지뢰밭으로 만들었다며 "왜 금융감독기능을 중앙은행에 환원시켜 달라고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 제자는 또한 한은이 환율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도 과거에 배운 것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던 박 총재가 있는 중앙은행이 고환율을 유지하는데 주력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이득을 보는 곳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수출에 주력하는 대기업들뿐이라는 것이다.
이 제자는 "환율을 시장기능에 맡겨 놓았다면 소비자는 보다 싼 가격에 세계의 좋은 제품을 소비할 수가 있다"며 "기업은 고용을 확대하여 유례가 없는 실업률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환율 정책은 수출을 위해 내수를 죽이는, 국민을 희생시키는 정책"이라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굳건하고 강직한 총재가 되어 "위태로운 국민경제를 반석에 올려달라"고 스승에게 청하기도 했다. "중앙은행 총재는 경제학자로서의 종착점"이라며 "원칙적이고 합리적인 금융정책을 펴 달라"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