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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연맹은 청약철회권 행사 제한과 해지권 행사 제한 부분 등의 중지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에서는 모두 패소했다. 대법원은 해지권 행사 제한 부분은 상고를 기각하고, 청약철회권행사 제한행위 부분만 파기·환송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통신판매(인터넷 판매 및 홈쇼핑 판매)로 이동통신서비스계약을 체결한 소비자에 대해 계약서를 받거나 이동통신서비스가 시작된 날부터 7일 동안 청약철회권을 부정하는 행위 등의 중지를 요구했다.
소비자가 청약철회기간 내에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에 대해 법에서 보장한 청약철회권을 행사하더라도 단말기 구매계약은 여전히 유지됨으로 인해 소비자로서는 ‘약정기간 미준수+위약금 납부’라는 결과에 이를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신사 측은 단말기는 판매 즉시 현저한 가치하락이 발생하기 때문에 청약철회권 행사가 불가능한 재화이며, 단말기 구매계약에 대해 청약철회를 인정하면 단말기 유통질서가 심각하게 훼손된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특히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이 청약철회된다 하더라도 별개의 계약인 단말기 구매계약의 청약철회가 인정되지 않아 그 부분 계약이 존속하는 이상 소비자에게는 단말기지원금 등의 위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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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회선이 개통돼 이동통신 서비스의 일부가 사용 또는 소비돼 소멸했다고 하더라도 청약철회권 행사가 제한될 정도로 이동통신서비스에 현저한 가치 감소가 발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청약철회권 제한사유 해당 여부 등에 대한 증명이 됐는지 다시 심리·판단하라는 취지다.
대법원은 이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에 따라 회선이 개통되기는 했으나 소비자가 아직 단말기를 배송조차 받지 않은 때나 배송받은 단말기의 포장을 개봉하지 않은 때 등의 경우까지도 법에서 소비자보호를 위해 특별히 보장한 청약철회권을 제한할 수 있는 ‘재화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등의 청약철회권 제한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는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만일 단말기 구매계약에 대해서는 청약철회권 제한사유가 있다고 보더라도 그러한 사실이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는 곳에 명확하게 표시돼야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제한을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가 작성한 약관 등에 단말기 구매계약의 특수성을 반영한 청약철회 제한사유가 기재돼 단말기 구매계약과 이동통신서비스 이용계약을 함께 체결한 소비자가 이를 숙지할 수 있도록 조치했는지에 대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대법원은 “단말기 구매계약도 일정한 경우에는 청약철회가 가능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며 “이에 대해서는 환송 후 원심에서 쌍방 당사자의 공방을 통해 추가로 심리·판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