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美셰브론 발주 해양플랜트 우선 수주기회 확보

[이데일리 최선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이 향후 미국 셰브론사가 발주하는 각종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우선적 기회를 확보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일 미국의 대형 에너지 회사인 셰브론(Chevron)과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한 기본합의서(Frame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근 석유수출국회의(OPEC)가 감산을 결정함에 따라 유가가 반등하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합의는 해양플랜트 시장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도 해석된다. 시장 회복시 대우조선이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합의서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향후 셰브론이 추진하는 해양플랜트 공사의 초기·기본설계(pre-FEED, FEED) 단계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우조선은 셰브론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대우조선은 국내업체들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해양플랜트 설계능력을 상당 수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제 건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초기단계에 반영함으로써 리스크도 현저하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셰브론도 프로젝트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대우조선이 축적한 경험과 생산기술을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고 프로젝트 전체의 기술적 리스크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대우조선과 우선협상을 통해 공개입찰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이번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게 된 배경으로 셰브론과 1990년대 초반부터 20년 넘게 쌓아온 신뢰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대우조선의 안전, 환경·품질관리 능력, 안정된 노사관계, 다양한 해양플랜트 건조 경험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현재 회사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상황이지만 대우조선이 보유한 기술과 생산능력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합의가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셰브론으로부터 지금까지 총 14개에 달하는 해양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 7월 최종투자결정이 된 27억달러 규모 카자흐스탄의 텡기즈 유전개발 프로젝트(TCO)를 현재 수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90개의 모듈로 제작돼 2020년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최근 미국 셰브론 본사에서 정성립(앞줄 왼쪽) 대우조선 사장과 조 그레고리(Joe Gregory·앞줄 오른쪽) 셰브론 사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해양플랜트 발주에 대한 기본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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