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진료실 통한 입원 환자 4명중 3명 '망막박리', 빠른 치료 중요!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망막박리, 대부분 수술 필요... 시야가 가려져 보이는 증상 있다면 망막박리 의심
  • 등록 2016-10-04 오전 11:26:56

    수정 2016-10-04 오전 11:26:5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30대 회사원 박씨는 시야의 일부분이 커튼을 친 것처럼 가려져 보여 동네 안과를 찾았더니 ‘망막박리’일 가능성이 높다며, 큰 병원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급하게 찾은 안과전문병원에서는 ‘망막박리’로 진단한 뒤, 다음날 곧바로 수술을 시행했다. 박씨는 빠른 수술을 통해 이전 시력을 되찾을 수 있었는데, 의료진은 수술이 늦어졌더라면 이전 시력을 회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빨리 수술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얘기했다.

흔히 안과질환은 급하게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안과 영역에서 가장 대표적인 질환인 백내장의 경우 대부분 본인의 일상생활이 불편할 때 수술을 받으면 된다. 그렇다 보니 눈이 잘 보이지 않아도 자연스런 노화의 현상이라고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실명위기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대표적 질환인 망막박리의 증상들을 알아본다.

◇야간진료실 통한 입원 환자 72%는 망막박리

2015년 한 해 동안 김안과병원 야간진료실을 통해 입원한 환자 85명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72%(61명)는 망막박리로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수정체 탈구 11%(9명), 외상으로 인한 각막파열 9%(8명), 유리체 출혈, 녹내장, 안내염 각 2%(2명) 순이었다. 수정체 탈구는 대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다 발생한 경우로 역시 망막전문의의 빠른 처치와 수술이 있으면 대부분 별다른 후유증 없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야간진료실을 통해 입원한 환자 중 98%가 수술을 받았으며, 다른 안과에서 진료의뢰를 받아 김안과병원에 온 환자가 75명으로 88%에 달했다. 이는 김안과병원이 전국 개원의와 협력해 안과의원을 찾은 응급환자들을 빨리 치료, 수술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에 많은 환자들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된다. DHL(Doctor‘s Hot Line)이란 이름의 이 시스템에는 전국 400여 곳의 안과의원이 함께 하고 있다.

◇망막박리, 빠른 치료가 가장 중요

망막박리란 안구의 안쪽에 부착되어 있는 망막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제 위치에서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 눈 속의 대부분은 유리체로 채워져 있고, 이 유리체는 망막과 비교적 단단히 부착되어 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음에 따라 유리체내의 액화가 일어나면 빈 공간이 생기게 되고, 유리체의 유동성이 증가함으로써 뒷유리체의 박리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망막이 같이 찢어질 수 있다. 따라서 눈에 아무런 이상이 없던 경우에도 갑작스럽게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유리체 액화는 눈 속 수술, 눈 외상, 눈 속 염증 등을 겪은 사람들에서 더 흔히 나타나기도 한다. 또 고도근시가 있는 눈, 아토피로 인한 피부염 등이 있는 사람에게서는 젊은 나이부터 진행되기도 한다. 김안과병원 야간진료실을 통해 입원한 망막박리 환자 61명을 살펴보면 50대가 31%(19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40대 25%(15명), 30대 8%(5명), 20대 7%(4명), 10대 7%(4명) 등 전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망막박리는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망막질환이다. 한국망막학회가 2012년 망막질환으로 실명을 진단받은 환자 882명을 분석한 결과 망막박리로 인한 실명은 130명(14.7%)으로 당뇨망막병증(23.2%). 황반변성(21.4%)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철구 교수는 “망막박리는 진단을 받게 되면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질환에 비해 입원 환자가 많을 수 밖에 없다”며 “망막이 떨어진 지 오래되거나 중심 부분이 떨어진 경우는 수술을 해도 최종 교정 시력에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방문해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부가 가려져 보이는 증상 있을 때 망막박리 의심

망막박리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나, 망막이 떨어져 나가기 전에 번쩍거리는 느낌이 지속되다가, 침침해지거나 커튼이나 그림자가 드리운 듯이 시야의 일부분이 잘 안보이게 된다.

김안과병원 야간진료실을 통해 입원한 망막박리 환자 중 가장 많은 환자들이 호소한 증상은 시야가 가려져 보인다는 것으로 66%((38명)를 차지했다. 그 외에 눈앞에 무언가가 떠다니는 듯한 비문증, 뿌옇게 보이거나 휘어져 보이는 증상, 시력저하 등이 뒤를 이었다.

김철구 교수는 “망막박리는 빠르면 수일, 또는 수주 내에도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정기적인 검진은 물론,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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