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흡연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후두암은 발성기관 보호를 위해 주로 방사선 치료를 이용하지만, 내성을 가진 일부 환자들의 경우 효과가 낮은 편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처럼 내성을 가진 환자를 미리 선별한 뒤 이들에게 방사선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맞춤형 치료방법을 제시했다.
김재성 한국원자력의학원 선임연구원팀은 ‘단백질 중합효소 연쇄반응 기법(단백질 PCR기법)’이라는 분자진단을 통해 후두암 환자 암세포에서 방사선 치료 저항성을 갖는 특정결합 단백질(ERp57-STAT3) 발현 여부를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단백질 PCR기법은 항체에 ERp57-STAT3 단백질과 반응하면 붉은 색을 내는 DNA를 포함시켜 항원인 ERp57-STAT3 단백질과의 반응을 눈으로 확인하게 한다.
기존에는 특정 후두암 환자가 방사선 내성을 띠는 단백질을 갖고 있는 지 미리 알 수 없었지만 이 기법을 이용하면 사전판단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ERp57-STAT3 단백질에서 ERp57(소포체 스트레스 단백질)은 방사선 치료 때 내성에 관여하는 ‘STAT3(암핵심 전사인자 단백질) 활성을 증가시킨다.
| ‘ERp57-STAT3 단백질’ 조절에 의한 후두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 저항성.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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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이에 따라 STAT3 단백질을 제어하는 약물(항암제)을 개발해 내성이 있는 후두암 환자에게 적용하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STAT3 표적약물에 대한 연구는 임상 1상과 2상 실험에 들어가 있으며, 기존의 일부 항암제도 STAT3를 간접적으로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 김재성 한국원자력의학원 선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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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연구결과에 대해 지난해 10월 국내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미국 특허 출원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방사선 치료의 저항성 여부를 분별하는 간단한 분자진단 키트를 개발해 3년 안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김 연구원은 “후두암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에 대해 간단한 진단만으로도 방사선 치료효과 예측이 가능하며, 후두암 재발을 30%이상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암과 생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온코타깃’(Oncotarget) 1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