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홍실아파트 재건축, 3번 퇴짜맞은 사연

임대주택 확보·종상향 무산에 층수관리까지
2011년부터 3번 보류..불확실성 커져 가격↓
  • 등록 2013-04-18 오후 3:05:31

    수정 2013-04-19 오전 8:59:34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서울 한강변과 맞닿은 강남 홍실아파트 재건축사업이 또 다시 서울시 심의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단지가 시의 퇴짜를 맞은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강남구 삼성동 79번지에 위치한 홍실아파트의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홍실아파트 전경 (사진제공=강남구청)
시에 따르면 홍실아파트 주택재건축 조합은 아파트를 최고 31층 466가구로 재건축하는 안을 시에 제출했다. 현재는 12층 규모에 전용 73~148㎡ 384가구로 이뤄졌다.

보류 원인은 31층으로 계획된 높은 층수다. 위원회는 최근 시가 관리를 강화하기로 한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홍실아파트 정비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인근 삼성동 아이파크(46층)와 청담자이(35층)가 고층아파트이고 인접한 삼익아파트도 35층 재건축을 추진해 홍실까지 허용하면 한강변 주변이 병풍 아파트가 될 거란 우려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2011년부터 본격 추진됐던 홍실아파트 재건축사업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2002년 안전진단과 조합설립을 마친 홍실아파트는 당초 재건축 뒤 가구 수가 늘어나지 않는 1대1 재건축을 추진했다. 아파트 부지의 용도지역 변경(2종→3종 상향)을 통해 1대1 재건축 규정이 허용한 만큼인 중소형 65가구를 더 지어 일반분양한다는 계획이었다.

2011년 말 이런 정비안을 시에 제출했지만 소형 임대주택 등 공공성을 확보하라는 방침과 어긋나 보류 결정됐다. 그 뒤 조합은 용적률을 종전보다 21%포인트 높이고 임대주택 30가구를 추가로 짓는 방안을 재추진했다.

▲홍실아파트 재건축안 비교. 도시계획위원회 제출일 기준 (자료제공=서울시)
하지만 이 역시 작년 8월 시가 용도지역 변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보류하기로 해 무산됐다. 결국 다시 종 상향을 포기하고 대신 임대주택 건설과 토지 기부채납 등으로 2종 용적률 상한인 250%를 받아 31층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이번엔 층수 제한이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난 셈이다.

시 관계자는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정비계획을 보완해 재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때 한강 조망 등 뛰어난 입지로 인근 삼성동 현대 아이파크나 청담자이 같은 초고가 아파트로 거듭나리란 기대를 모았던 홍실아파트는 연이은 재건축 보류로 최근 집값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권의 다른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순항과 새 정부 기대감 등으로 올 들어 호가가 수천만원씩 오른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홍실아파트 전용 82㎡의 현재 매매시세는 9억 3500만원이다. 올 1월 9억 5500만원보다 2000만원 하락했다. 삼성동 소재 K공인 관계자는 “가구 수가 적기도 하지만 매매물건을 찾는 문의도 거의 없는 편”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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