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갔던 방송사 수장들 ‘수난시대’

논문표절·학위조작에 국감 증인 채택까지
  • 등록 2012-10-04 오후 3:46:12

    수정 2012-10-04 오후 5:11:38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KBS, MBC, YTN 등 방송사 수장들이 사퇴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KBS 이사장은 학력조작 논란에 휩싸였고, MBC, YTN(040300) 사장들은 파업과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한때 잘나갔던 방송사 수장들의 ‘수난시대’다.

최근 새로 임명된 이길영 KBS 이사장은 학력 조작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은 4일 학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물증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 이사장이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비상임 이사 지원 시 제출한 이력서에 학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내용이다.

서류를 보면, 이 이사장 실제 다닌 ‘국민산업학교’가 아닌 ‘국민대학교’로 적혀 있다. 지금까지 학위 허위 기재로 드러난 문서는 문공부 인사카드, 중앙대 대학원 지원서, 대구경북한방진흥원장 지원서 등이다. 사실상 이 이사장이 국민대학교 졸업을 기정사실화한 증거로 볼 수 있지만, 이 이사장은 “부하 직원이 기재한 것”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발을 빼고 있다.

최 의원은 이 이사장의 해명이 이해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력서 기재는 다른 사람이 할 수 있지만 본인이 최종 검토를 안 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면서 “즉각 KBS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KBS, MBC, MBC 방송사 수장들이 논문표절·학력조작과 노조탄압으로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왼쪽부터 이길영 KBS 이사장,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 김재철 MBC 사장, 배석규 YTN 사장. (사진=뉴시스)


MBC는 총체적 난국이다. 최근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로 연임된 김재우 현 방문진 이사장은 논문표절로 강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에서 김 이사장이 2005년에 쓴 박사논문에 대해 “표절 수위가 학계에서 통상적으로 용인하는 범위를 벗어난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본 조사 결과가 나온 뒤 거취를 결정하자면서 버티기에 돌입했다.

지난 8월 자진 사퇴할 것으로 보였던 김재철 사장은 끝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에서는 새누리당의 결사적인 거부로 증인 채택이 부결됐지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서 MBC의 노동조합 탄압 문제를 다루기로 한 것. 김재철 사장은 오는 8일 정영하 노조위원장과 함께 증인으로 채택돼 노동조합 탄압 관련 환노위 위원들의 질의를 받는다. 환노위는 유일한 ‘여소야대’ 상임위인 만큼 김 사장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배석규 YTN 사장은 문방위의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문방위는 9일 배 사장을 상대로 YTN 불법사찰과 대량해고 사태의 장기화 등을 따질 계획이다.

문방위 소속 최재천 의원은 “YTN 해직 사태 이후 노조원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암에 걸리거나 뇌출혈로 수술을 받는 등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국감을 통해 YTN사태가 일단락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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