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와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주최한 `2009년 전국대학(원)생 파생상품 모의투자대회`(5월11일~6월5일) 코스피200선물 부문 1위를 차지한 안종범씨(서울디지털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사진). 그는 누적수익률 114.59%를 기록하며 1위의 영예와 함께 장학금 2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서른 아홉의 늦깎이 학생인 안씨는 10년의 오랜 투자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뒤 일반 회사에 취업했지만 `데이트레이딩`의 매력에 빠져 회사생활을 접고 개인 투자에 매진했었다.
"2000년께인가요. 한창 우리 증시가 활황기일 때였죠.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것보다 투자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어요. 하루에 수십퍼센트의 수익률을 내는 게 어렵지 않은 때였으니까요."
"이런 얘기를 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 크게 날려 먹은 것이 두세차례 됩니다. 그땐 대출도 쉬웠고 신용카드로도 돈을 끌어쓰기가 쉬웠죠. 날린 투자금만 억단위가 넘습니다."
순식간에 투자에서 큰 아픔을 겪은 그는 이른바 `투잡`생활로 빚을 갚아나가기 시작했다. 지금도 서울 시내 한 주민센터에서 비정규직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그는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다.
한편으로는 공부의 필요성도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 편입을 통해 전공으로 경영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문이다.
그는 지금껏 가진 경험을 토대로 증권사 지점에서 전문 투자상담사로 활동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드러냈다. 전에는 쌓인 채무 탓에 취업도 자유롭지 못했지만 지금은 투자실패로 졌던 빚도 거의 다 갚은 만큼 상황도 달라졌다.
"무엇보다 시장의 흐름을 얼마나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만큼 깊은 공부를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요 기회가 된다면 해외 MBA 과정을 밟아 더욱 전문적인 투자역량을 갖추고 활동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