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떠오르는 틈새시장, 웰메이드 가정식전문점

  • 등록 2009-04-21 오후 7:33:00

    수정 2009-04-21 오후 7:33:00

[이데일리 EFN 황보경 객원기자] ‘가정식’의 정의를 명확히 내릴 순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집에서 먹는 것처럼 손맛과 정성으로 만든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외식업이 점점 발전하고 진화하면서 음식점의 형태 또한 다양해지고 있으며 기업화된 음식점들의 출현과 함께 소박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점들 또한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나라의 소박한 식탁을 콘셉트로 한 음식점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한식 또한 일반 백반집과 차별화된 콘셉트로 재탄생하고 진화하는 중이다.

◇ 정통에 기반을 둔 그들만의 레시피

과거 ‘퓨전’은 새로운 문화를 선호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 대유행하며 음식뿐 아니라 음악 등의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언제부터인가 깊숙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일반음식점의 다양한 메뉴에서도 퓨전음식을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일반화되었다. ‘퓨전’이란 의미가 다소 식상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일 수도 있다.

최근 트렌드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개성, 그리고 그 안에서의 다양성이다. 이것은 음식점을 찾는 고객들도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가정식’은 운영자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공간으로 그 기초는 각 나라의 전통음식에 두고 있다. 이탈리안, 프렌치, 일식 등의 외국음식도 사람에 따라서는 한식보다도 더욱 친숙한 음식이 되어버렸다.

물론 이제는 익숙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요리가 되었지만 더 이상 신선한 음식은 아니다. ‘가정식’은 단순히 음식 장르를 가리는 범위에서 벗어나 좀 더 깊이 있는 분류가 가능한 외식의 한 아이템으로 서서히 급부상하고 있다.

프랑스시골마을의 향토요리, 현지인들에게 배운 오래된 레시피, 그 나라의 동네식당음식을 맛 볼 수 있는 가정식은 항상 변화무쌍하고 신선한 메뉴를 무기로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 경기불황에 덜 민감한 젊은 층을 공략

‘가정식’은 단순히 기존 음식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이한 메뉴만 있는 곳은 아니다. 음식을 즐기면서 느낄 수 있는 그 나라의 문화도 함께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감성모드에 민감한 젊은 층을 자극하고 있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방문했다가 점차 자신만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개념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때문에 이러한 가정식전문점은 재방문율이 높은 편으로 단골손님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

또한 외국여행 혹은 유학을 경험하고 그곳에 대한 향수를 지닌 사람들이나 외국문화를 미리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찾고 있기도 하다.

다양한 문화공간이 공존하는 홍대 앞 거리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며 경기침체로 인한 불황을 실감할 수 없게 하는 곳이다. 이곳 상권은 소비에 대한 망설임이 없는 10대부터 30대까지의 연령대가 주 타깃.

그래서인지 감성모드를 자극하는 개성 강한 콘셉트의 ‘가정식전문점’들이 실험적으로 많이 문을 여는 지역 중 하나다. 젊은 층에게 경기불황은 막연한 이미지일 뿐 자신에게 닥친 현실로 인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때문에 가정식전문점은 경기불황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 신선하고 다양한 수제요리로 어필


최근 외식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가끔 특별한 날 밖에서 먹는 특별한 음식이 아닌 바쁜 일상 속에 여유가 없을 때 집밥과 같은 푸근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늘고 있는 것.

‘가정식’은 신선한 식재료 사용은 물론이고 기존 음식점에 비해 ‘메뉴의 다양성’이 최대의 강점이다.

메뉴의 다양성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가정에서 짜는 식단처럼 주기적으로 메뉴에 변화를 주는 경우와 그 나라 고유의 전통요리로 다양한 메뉴를 세팅해 놓는 경우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쁨은 고객들의 선호도에 따라 달라진다. 전자는 새로운 메뉴에 대한 신선함이 강점이고 후자는 그 요리, 그 맛을 기대하며 방문하는 충성고객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곳이라는 것.

그러나 이 두 가정식전문점의 공통점은 모두 ‘수제요리’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제 식상하고 ‘뻔’한 요리만으로는 손님을 끌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개성 넘치는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수제요리는 하나의 틈새시장으로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 다음호 안내
(1) 캐주얼 가정식 비스트로 '르생텍스'
(2) 손맛이 느껴지는 푸짐한 미국남부가정식 '샤이바나'
(3) 스페인의 대중 골목음식점 ‘바르bar’ '엘쁠라또'
(4) 교토에서 이어져 내려온 일본 전통의 맛 '가츠라'
(5) ‘조리사의 손맛’이 담긴 수제 태국요리 '타이가든'
(6) 이탈리안 가정식 전문점 '두오모'
(7) 우즈베키스탄, 색다른 가정식을 엿보다! '사마리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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