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파월..국무부 이임식서 눈물의 마지막 연설

"여러분은 외교최전방에 선 나의 군대"
  • 등록 2005-01-20 오후 8:37:56

    수정 2005-01-20 오후 8:37:56

[조선일보 제공]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지명자가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를 거치는 동안, 국무부에선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눈물의 이임식’이 열렸다. 파월은 19일 국무부 청사 로비에서 이임 연설을 하면서, 종종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직원들도 눈물과 환호로 떠나는 장관을 따뜻하게 위로했다. 파월이 “국무부 첫 출근날 아침, 아내가 ‘당신은 더 이상 군인이 아니라는 걸 명심하고, 직원들을 보병 대대 다루듯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하자, 직원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다. “하지만, 나는 여러분을 보는 순간 즉시 보병 대대 다루듯 했습니다.” 더 큰 웃음이 터졌다. 그러나 파월이 이어 “여러분들은 나의 군대이자 미국 외교의 최전방에 선 군대이며, 멋진 가족이었다”고 말하자, 직원들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부시 1기의 ‘외로운 비둘기파’였던 파월은 매파 딕 체니 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에 맞서 ‘온건한 목소리’를 불어 넣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분쟁 해결에 있어서, 국제적 합의와 외교적 접근 방식을 중시했다. 부시 2기의 외교안보팀이 더 강경 노선화했다는 평을 듣는 것은 이제 이러한 그의 비중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그는 부시 행정부 장관 중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고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그를 2기 내각에 유임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워싱턴이 부시 취임식 행사로 한창 들떠 있는 지금, 파월은 군인과 외교관으로 보낸 40년의 공직 생활을 쓸쓸하게 마감했다. 파월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국이 가장 전제적인 정권을 축출할 수 있었던 것을 재임 중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아시아 동맹국들과의 관계도 최선의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끝내 해결하지 못한 북한과 이란 핵문제에 대해선, “북한과 이란에게 핵문제 해결을 위해 더 나은 길이 있다는 것을 설득하려고 애썼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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