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불안` 이머징, 투자매력 `뚝`

투자자들 이머징 마켓 철수 움직임
중국·사우디도 "이집트 불똥 튈라" 주의
  • 등록 2011-02-01 오후 2:40:09

    수정 2011-02-01 오후 3:02:23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이집트 반정부 시위로 인해 그동안 잠재돼 있던 이머징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 요소가 부각되면서 이들 국가의 투자 매력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동안 이머징 국가의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수익을 좇아 이 지역에 투자를 해왔던 투자자들이 이집트 시위 사태를 계기로 다른 이머징 국가들의 정치 불안 가능성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올해 들어 이머징 국가들의 정치 불안 사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정치 불안은 원유 등 세계 상품 가격에 영향을 주며 세계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 최대 코코아 수출국인 코트디부아르는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둘러싼 전·현직 대통령의 다툼으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코코아 가격의 급등으로 연결됐다.

극심한 생활고로 촉발된 튀니지의 민중 봉기는 이집트로 확산됐고, 이는 다시 세계 유가를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 더구나 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세계 최대 원유 생산지역인 중동으로까지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3차 오일 쇼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담당해 왔던 이머징 국가들은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을 바탕으로 비교적 빠른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이러한 고속성장은 물가 상승과 빈부격차라는 부작용을 동반했고 이는 민중들의 불만으로 잠재돼 왔다.

이머징 국가들은 철권통치와 재정적 지원 등 강온 양면으로 민중들의 불만을 잠재워 왔으나 이집트 사태 후 이런 방법은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높은 경제 성장률과 함께 물가 상승, 빈부 격차 등의 문제를 갖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다른 이머징 국가들의 정치 불안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집트 시위 사태가 자국의 민주화 요구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인터넷에 이집트 사태와 관련된 단어 검색을 차단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도 이집트 사태 불똥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무바라크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나 전체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당분간 글로벌 유동성이 이머징을 벗어나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으로 흘러드는 현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가 미국, 일본, 유럽의 56개 투자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이머징 증시 투자 비중이 전월 14.3%에서 13.2%로 줄어드는 등 글로벌 유동성의 탈(脫) 이머징 움직임은 이미 시작된 상태다.

홍콩에 위치한 폴리티컬 앤드 이코노믹 리스크 컨설턴시의 밥 브로드풋은 "투자자들은 올해 사회·정치 불안 요소에 더욱 집중해 투자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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