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기성기자] 금호그룹이 최대 수익사업인 타이어부문의 매각을 완료, 지난 98년부터 진행해 온 5년간의 중장기 구조조정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금호그룹은 특히 타이어부문 매각으로 1조4278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그동안 최대 취약점으로 지적돼 온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물류 레저 등에 대한 신규투자를 적극 추진, 오는 2010년 5대그룹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금호그룹은 시급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타이어 등 그룹내 수익사업을 대거 매각한 만큼 그룹의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사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만만치 않은 해결과제를 안게 됐다.
◇그룹 구조조정 마무리..재무구조 대폭 개선 '재도약 발판 마련' = 금호그룹은 IMF 사태 이후 불거져나온 유동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8년부터 합병, 지분매각, 청산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해왔다. 그 결과 97년 33개사에 달했던 계열사는 현재 15개사로 대폭 축소됐다.
주요 지분 및 자산 매각은 98년 금호석유화학의 카본블랙사업부문을 미국 콜롬비안 인터내셔날케미칼에 9100만달러(1100억원)를 받고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같은해 금호고속관광, 그리고 99년에는 LG텔레콤 지분 5%를 각각 매각했다.
2000년에는 중국 천진금호타이어 공장을 세계타이어업계 1위인 일본 브리지스톤에 1억4000만달러에 팔았고 회현동 그룹사옥 매각과 금호피앤비화학 외자유치도 성사시켰다. 금호개발의 진주CC는 2001년 부산의 동성여객 컨소시엄에 634억원에 매각했으며 지난해에는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차량정비 공장부지와 인천공항외항사터미널을 매각했다.
올해에는 아시아나 케이터링사업부를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계열사인 LSG SKY에, 메머드급 타이어부문은 군인공제회에 최종 매각했다. 아시아나공항서비스 매각 등 향후 몇건의 구조조정 계획이 남아있으나 규모면에서 그룹의 구조조정은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금호그룹은 이번 타이어부문 매각에 따라 부채비율을 지난해말 350%에서 오는 6월 220%대로, 올해말에는 200%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또 신용등급은 BB에서 BBB로 끌어올리는 등 재무지표를 대폭 개선, 그동안의 재무적 곤경에서 벗어나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타이어사업 포기 안한다..우선매입권 = 금호그룹은 메머드급 자금확보를 위해 타이어부문을 군인공제회에 매각했으나 최대 수익사업인 타이어사업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타이어부문을 흡수하는 신설법인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경영을 그대로 맡을 뿐 아니라 군인공제회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최우선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금호그룹이 타이어부문을 조기에 매각, 재무구조를 단번에 대폭적으로 개선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기간동안 투자수익을 노리는 펀드 성격의 원매자를 찾아왔던 것은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투자수익이 아닌 사업참여를 목표로 하는 세계 유수의 타이어업체에 타이어부문을 매각할 경우 경영권은 당연히 상실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작년 금호그룹 4대회장에 취임한 박삼구회장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투자금융기관은 언젠가 지분을 팔고 나갈 것이고 3~4년 뒤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타이어부문을 되살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바 있다.
◇과제는 신 수익사업 찾기 = 금호그룹은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대폭 개선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2010년 5대그룹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항공 고속 렌트카 콘도 등 주력사업을 수익성 위주로 더 키워나가는 동시에 석유화학의 신소재, 생명공학, 물류사업 등을 신규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금호그룹이 타이어부문에 견줄 만한 수익사업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캐시카우를 발굴하는 게 앞으로 해결해야할 당면 과제인 셈이다.
따라서 지난 5년간의 구조조정으로 최대 취약점인 재무구조를 정상궤도 올려놓게 된 금호그룹이 고부가가치 사업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