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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외국 군사 자금 공급’(FMF·Foreign Military Financing) 프로그램을 통해 대만에 최대 8000만 달러(약 1059억원) 규모의 군사 장비 이전을 승인하는 통지서를 의회에 전달했다. 미국은 지난달 대만에 3억4500만달러어치의 군사 원조를 하기로 한데 이어 이번에 FMF 프로그램까지 승인한 것이다.
FMF는 미국 국무부가 관리하는 최대 규모의 군사 지원 프로그램이다. 지원을 받는 국가는 무상자금 혹은 대출 등을 이용해 각국 수요에 맞는 미국산 군사 장비를 사들일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FMF는 통상 주권 국가들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이번에 투입하는 8000만달러는 미국 납세자들이 지불한다”고 했다.
대만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대만 국방부는 “미국은 이미 기존 정책에 따라 대만 군사력에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번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CNN은 “항공·해안 방어 시스템, 탄도미사일 방위·사이버 공격 방어 시스템, 드론, 개인 병사 보호 장비, 탄약 등을 포함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대만에 대한 최대 무기 공급국이다.
다만 이번 승인은 대만을 독립한 주권 국가가 아닌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보는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이번 FMF 승인을 두고 “미국의 정책 변화를 반영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반면 중국 국방부는 “미국은 대만과의 모든 군사적인 결탁을 중단해야 한다”며 불만을 표했다.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도 “영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공식 보고서를 통해 “대만은 이미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라는 국명을 사용하는 독립 국가”라고 발표한 것을 의식한 언급으로 읽힌다.